◆사상자 250여명..철도국 임원 3명 해임=23일 저녁 중국 동부 저장성 원저우시에서는 벼락을 맞고 선로에 멈춘 열차와 뒤따라오던 열차가 충돌하면서 객차 6량이 탈선하거나 추락했다. 사고 원인은 벼락으로 인한 경보시스템의 파손으로 잠정 결론 났다.
철도부 당국은 사고가 난 23일 저녁 고속철 탈선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왕용핑(王勇平) 철도부 대변인은 "이번 사고에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시하며 사망자에 대해 깊은 애도를 전하고 부상자와 그 가족에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전국 철로 안전시스템에 대한 긴급 점검을 명령하고 상하이 철도국의 룽징(龍京) 국장, 리자(李嘉) 당위서기, 허성리(何勝利) 공무 담당 부국장을 해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그 답을 수출에서 찾았다. 중국 정부가 노동집약적 제조업 수출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고 첨단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변신하기 위해 글로벌 철도 산업 트렌드인 고속철 개발에 집중해왔다는 것이다.
FT는 사람을 적게 태우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고속철을 개발하는 대신 안전하고 사람을 더 많이 태울 수 있는 일반 열차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한 상황인데도 세계 각국 고속철 프로젝트를 따내고 고속열차 수출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위험한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이 달 들어 말레이시아에 자체 개발한 고속열차 228대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고속철 제조업체인 중국남차그룹(CSR)은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손잡고 미국 고속철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안전불감증+과도한 부채 '부작용'=성장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된 중국의 고속철 사업은 안전불감증과 과도한 부채 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달 초 개통한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기술적 결함으로 3번 이상 운행중인 열차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20일에는 상하이-난징 국간 고속철에서도 갑작스런 전기 공급 중단으로 인한 운행 중단 사고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고속철 개발에 투입하면서 철도부의 재정 상태는 빚을 내서 빚을 상환해야 하는 지경이다.
중국 철도부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채무액은 1조9800억위안(약 323조5000억원)에 이른다. 철도부 총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3조2900억위안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철도부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58%나 된다.
2009년 초 8648억위안이던 부채가 그 해 말 1조3000억위안으로 50%나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1조8900억위안으로 늘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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