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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일본 거장 4인'이 말하는 손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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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소중한 인연. 왼쪽부터 사사키 다다시 전 샤프 부사장, 구마다 히로미쓰 도라노몬병원 분원장, 노다 가즈오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오쿠보 히데오 일본도쿄상공회의소 특별고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소중한 인연. 왼쪽부터 사사키 다다시 전 샤프 부사장, 구마다 히로미쓰 도라노몬병원 분원장, 노다 가즈오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오쿠보 히데오 일본도쿄상공회의소 특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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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그의 인생 목표는 단 하나였다.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 회사를 세워 30년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 6월 있었던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향후 비전 역시 그가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 내세운 기업 이념과 같았다.

그의 목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사건이 일어난 건 불과 100여일 전의 일이다. 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 그 뒤 이어진 원전 사고까지. 일본 사람들은 여진과 원전 피해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 했고, 생수 사재기를 하면서 불안해하는 것 말고는 딱히 수를 찾기도 어려웠다. 이런 혼란 속에서 어느 일본 정치가도, 어느 기업가도 나서지 않았다. 이 때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며 나선 게 바로 그다. 그는 손정의(54)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 회장은 3.11 대지진이 일어난 지 3주정도 지났을 무렵 지진 피해 고아들을 지원하는 일에 써달라며 개인 자산 1300억원을 기부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말엔 '에너지 정책 전환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회견을 열고 개인 자산 130억원을 투자해 '자연에너지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 달 뒤인 지난달 25일엔 소프트뱅크 돈 3조원을 태양광 발전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 이번 대지진으로 터진 원전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태양광 밭을 일구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누군가는 손 회장에게 '당신이 아무리 돈키호테가 되더라도 정부는 움직일 수 없을 텐데, 결국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창업 이래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왔는데, 지금 일본 사람들이 원전 문제로 불행을 겪고 있는 것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그다. 정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없지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의심만 하고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는 게 자신다운 선택이라는 것이다.

19살 때 '인생 50년 계획'을 세웠고, 50대 중반이 된 지금 그 때의 계획을 모두 이뤄낸 손 회장에겐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소중한 인연이 있다. 사업 초기 그에게 자신의 집까지 담보로 내주며 10억원을 빌려 준 사사키 다다시 전 샤프 부사장과 일본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이듬해 만성간염에 걸린 그를 다시 살게 해준 구마다 히로미쓰 도라노몬병원 분원장, 도쿄로 사무실을 옮겼을 때 경영자로서의 태도를 가르쳐준 노다 가즈오 일본종합연구소 회장, 20년 넘게 우정을 쌓아 온 사업 동지 오쿠보 히데오 일본도쿄상공회의소 특별고문이 바로 그들이다.
1981년 9월 규슈에 일본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손 회장은 겨우 돈을 모아 시작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업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사사키 전 부사장이다. 손 회장의 '떡잎'을 진작에 알아본 사사키 전 부사장은 퇴직금을 미리 받고 집까지 담보로 내주면서 은행 대출 10억원을 받아 일본소프트뱅크 지원에 나섰다. 사사키는 당시 상황을 "잘못되더라도 무일푼으로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그런 것쯤은 아무 상관없었다"고 담담하게 회상했다.

만성 B형 간염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손 회장과 걸을 수조차 없을 만큼 심각했던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낸 오쿠보 특별고문은 닮은 꼴 사업 동지다. 딸의 결혼식에서 다른 사람들 눈을 전혀 신경 안 쓰고 크게 울던 손 회장의 모습이 인간적이어서 좋았다고 말하는 오쿠보 특별고문은 "손 회장의 또 다른 매력은 자신의 옷차림에 전혀 신경을 안쓰는 데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의 관심은 옷을 잘 차려 입고 비싼 시계를 차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한다거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등 더 큰 곳에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과 구마다 분원장, 노다 회장의 못다 적은 인연은 '손정의 세계를 로그인하다'에서 읽어볼 수 있다. 어느 자리에건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손 회장이 어떻게 소프트뱅크를 일궈왔고, 어떻게 큰 꿈을 꾸게 됐으며,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풀어냈다.

손정의 세계를 로그인하다/ 수리 지음/ 현문미디어/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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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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