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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포퓰리즘 폐해‘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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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현 한국은행 부국장
■ 부산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를 수료했다. 1984년 한국은행에 입행했고, 해외 현지에서 보고 연구한 경험으로 일본 경제 문제에 대해 강의하고 경제평론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 <경제전쟁(일본은 선거로 포격하고 미국은 도요타로 반격)>이란 책을 냈다.


우리에게 일본은 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다. 지리적으로는 매우 가깝지만 심정적으로는 아직 멀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우리 속내를 짚어보면 한 때 일본에게 강점당했던 역사적 사실로 인해 그들을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단기간에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과는 잘 지낼 수밖에 없는 복잡한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일 것이다.
한때 잘 나갔던 일본은 1990년대 초 경제 버블이 꺼진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금년 3월에는 수 백 년 만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하는 미증유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국가적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일본을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과거에 비해 훨씬 부정적이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일본의 경험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미리 보여주는 반면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일본 국민 사이에서 변화를 갈망하는 조짐은 2009년에 나타났다. 가뜩이나 장기간의 경제 침체로 서민 생활이 피폐해져 민심이 집권 자민당에 등을 돌리려고 하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록의 누락사건이 발생하면서 결국 2009년 8월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전후 55년간 정권을 쥐고 있던 자민당이 창당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정당인 민주당에 맥없이 무너졌다.

경제 대국 일본은 1990년대 이후 20년째 경제가 활력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40여 년간 유지했던 G2 지위를 작년 중국에 넘겨주는 수모를 당했다. ‘잃어버린 20년’ 동안 경제 불황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불황의 성격이 강했는데도 대책은 재정 지출 확대나 감세를 통해 경기 부양을 노리는 대책에 국한했다.
이러한 대책은 일시적 반짝효과를 보였을 뿐 지속적인 경기회복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막대한 국가 채무만 누적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IMF에 의하면 만성적인 재정 적자로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1990년 68%에서 2010년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220%로 상승했고, 이는 유로존 내 재정 위기 국가 중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그리스(14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잘 알려진 대로 평균수명이 남자 79세, 여자 86세인 세계 제일의 장수국가다.
따라서 65세 노령인구 비율도 가장 높다. 총인구도 2004년 1억 3000만명으로 정점에 달한 후 수명 연장과 저출산으로 2005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고 있다.

2055년에는 9000만명, 100년 후에는 4500만명으로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금,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지출이 1990년 45조엔에서 2007년 90조엔으로 2배나 급증하고 GDP 대비 사회보장 지출 비중도 13%에서 24%로 급상승하고 있다.

지금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2008년 발생한 금융 위기 이후 각국의 경제 및 재정 사정 악화로 글로벌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각국은 살아남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보다 10~20년 앞서 빠른 경제성장을 경험한 후 그 반작용으로 장기 경제 침체, 과다한 국가 채무 및 고령화의 충격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선거철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는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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