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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전, 포스코 직원의 첫 월급은 6813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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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3월 첫 이사회서 직원 급여예산 처리
현 직원 평균 연봉 6100만원의 700분의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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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세계 최고 철강업체로 성장한 포스코가 43년전 설립 당시 직원에게 처음 지급한 월급은 약 6813원, 연봉으로는 8만7159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 6100만원(월급 약 508만3333원)의 약 700분의 1 수준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1968년 4월 1일 정식 설립을 약 11일 앞둔 3월 20일, 포스코는 박태준 사장(현 명예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중에는 서류상으로 2명이 포항 제철소 부지에 근무하는 것으로 등록돼 있던 직원들에 대한 급여예산 항목이 담겨 있었는데, 승인 받은 내용은 봉급이 7만200원, 수당을 포함하면 17만4318원이었다. 1명당 8만7159원이 지급된 것이었다.

당시 물가와 비교해 보면 포스코 직원이 받은 월급은 상위 수준이었다. 국가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 2004년 발간한 '서울시민의 가계지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요금이 10원, 쌀 한가마니(80kg 기준, 1963년)가 3010원, 자장면 한 그릇에 20~30원, 개봉극장 영화 한편 관람료가 한국영화 55원, 외국영화 70원, 최고급 담배였던 '파고다'와 '신탄진'은 50원이었다. 월급과 더불어 국가가 만드는 회사라는 포스코의 안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 이미 당시부터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됐다.
하지만 절대금액 규모와 달리 포스코 직원들의 생활은 넉넉지 않았다고 한다. 5.16 군사정변 이후 도매물가 상승률이 8.1%에 달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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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지급된 월급봉투 뒷면에는 '국가시책에 따른 의무적인 자립저축'이라는 안내문이 커다랗게 적혀 있었는데, 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강제적으로(?) 국민저축보험과 봉급 저축에 가입토록 해야만 했다. 부족한 나라 재정에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제철소를 지어야만 했던 포스코는 국민의 혈세였던 자금을 1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월급을 저축이라는 방식으로 다시 거둬들여 자금으로 활용해야만 했다.

또한 조폐공사에서는 당시 경제개발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끊임 없이 돈을 찍어냄으로써 단기간에 통화팽창이 발생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경제의 악순환을 덜기 위해 포스코 직원들부터 최대한 아끼고 저축을 많이 해야만 했던 것이다.

월급이 봉투로 지급되는 만큼 포스코도 월급날 풍경은 다른 회사와 다를 바가 없었단다. 이날만은 부장님, 사장님보다 경리를 담당했던 여직원의 눈치를 많이 봤다. 여직원이 직원 한명한명의 월급봉투에 직접 펜으로 급여 항목을 적어 챙겨주다보니 일이 몰리는 월급날은 신경이 날카로워 질수 밖에 없었고, 평소에 마음에 안 들었던 직원은 일부러 늦게 봉투를 지급하는 일도 종종 발생해 일부 직원들은 봉투를 받기 위해 업무시간이 끝났어도 줄을 서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초창기 포스코 직원들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만 했기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집합교육을 받는 고단한 나날을 감내해야 했다. 박태준 사장은 당시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을 매주 월요일에 실시했는데, 일주일에 일요일 하루를 쉬는 동안 정신상태가 해이해질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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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1980년대까지 사보를 통해 과소비를 하지말라는 캠페인성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직원들이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했다. 대신 회사는 포항과 광양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해 저렴한 가격에 신혼ㆍ미혼 직원들에게 집을 공급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교사ㆍ교수진으로 구성된 학교를 건립하는 등 직원들의 복지에 힘썼다.

한편 포스코의 월급봉투는 1980년대 후반부터 급여가 통장으로 입금되자 돈 대신 급여 명세서만 제공됐고, 2001년 전사통합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가 가동 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근무경력 20년이 넘는 포스코 직원들은 지금도 가끔 후배들에게 월급 봉투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한다는데, "봉투가 사라지면서부터 아버지들은 가정에서의 모든 권력을 아내에게 빼앗겼다"며 아쉬워한단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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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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