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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빙의라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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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4회 수-목 SBS 밤 9시 55분
<49일>의 첫 회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상반된 삶을 살고 있는 지현(남규리)과 이경(이요원)의 삶을 잠시 대비시킨다. 지현이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즐겁게 파스타를 먹을 때, 어둡고 좁고 추운 방에서 이경은 쓸쓸히 라면을 겨우 삼킨다. 그 우연한, 아니 어쩌면 필연적인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둘의 삶은 여전히 다른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현의 시간이 사고 당시에 멈춰진 순간, 그녀의 영혼은 죽은 것과 다름없는 이경의 시간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과거에 정지되어 있는 이경의 삶이나 세상 절반의 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지현의 삶은 그렇게 비로소 교차점에서 만난다. 그러므로 ‘49일’은 지현과 이경 모두에게 앞으로의 삶으로 전진하기 위한 유예의 시간이기도 하다. 지현이 민호(배수빈)와 인정(서지혜)의 배신을 알게 된 뒤 “언니도 이런 일 겪었던 거야?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거야?”라며 이경의 생기 없는 삶을 차츰 이해하기 시작하듯이 혹은 이경이 자신도 모르는 새 얼굴의 상처가 아문 것을 깨닫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 대한 기억을 문득 떠올리듯이, <49일>은 빙의라는 소재를 “모든 게 얽혀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무관심하게 놓치고 있던 타인의 삶과 진실을 이해하는 열쇠로 삼는다.

하지만 <49일>의 이 매력은 어두운 음모와 배신을 이야기의 또 다른 동력으로 삼으면서 다소 빛이 바랜다. 인감도장 에피소드를 2회 넘게 끌고 가는 동안 지현의 시간은 성장을 멈춘 채 음모를 막는 데만 집중될 뿐이고, 이경의 시간은 여전히 무기력한 일상을 맴돌고 있으며, 둘과 한강(조현재)과의 관계 역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지금이야말로 스케줄러(정일우)의 경고를 떠올릴 때다. “그렇게 보내라고 49일 준 거 아니거든?” <49일>은 지금까지 보여준 이야기보다 앞으로 보여줄 이야기가 더 많은 드라마다. 초반의 흥미로운 가능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자극적 음모는 양념으로만 사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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