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삼성전자는 장 후반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100만원을 찍었다. 종가는 조금 밀린 99만7000원으로 마감했지만 첫 100만원 등정이다. 물론 99만원대도 이날이 처음이다.
2002년에는 신영증권이 100만원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해 4월 신영증권은 삼성전자가 2003년까지 100만원을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40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는 2001년 9월 14만원에서 3배 가량 급등한 가격이었다. 보고서가 나온지 10개월 후인 2003년 2월 삼성전자는 20만원대 중반까지 밀렸다. 이후 반등에 성공, 2003년말 40만원대 중반까지 올랐지만 100만원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2004년에는 외국계 증권사인 CLSA가 100만원 논쟁에 불을 붙였다.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특히 큰 외국계 보고서란 점에서 당시 반향은 매우 컸다. 공교롭게도 이 보고서가 나온 날짜는 2년전인 신영증권 100만원 보고서가 나온 4월19일이었다. 100만원을 갈 수 있다는 명분은 역시 실적대비 저평가됐다는 논리였다. 100만원은 주가수익비율(PER) 12배로 계산한 것으로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심각하게 저평가 된 상태란 게 CLSA측 설명이었다. 물론(?) 이 보고서도 상투신호였다. 사상 최초로 60만원을 넘던 주가는 그해 연말 40만원이 붕괴되기도 했다.
경쟁적으로 목표가를 올리던 국내 증권사 중 100만원대 목표가를 90만원대로 조정한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지난 1일 현대증권이 104만원에서 93만원으로, 하나대투증권이 100만원에서 95만원으로 낮췄다. 이미 주가엔 올해 호황이 반영됐고, 내년까지 지금과 같은 호황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후 70만원과 80만원대를 오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말부터 급등을 시작, 12월 처음으로 90만원대로 올라섰고, 2011년 1월19일 꿈의 숫자 100만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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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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