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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스토브리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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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스토브리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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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여자프로골퍼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다.

우승이 없어도 얼굴만 좀 알려지면 1억5000만원선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웬만한 기업에서는 '선수마케팅' 자체를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남자 선수들은 반면 스폰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 '스토브리그'는 그야말로 '여고남저'가 정점에 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는 한정돼 있고, 수요자는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여자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최나연(24)과 신지애(2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제패하는 등 수준도 세계 정상급이다. 여기에 웅진코웨이와 롯데마트, 팬코리아, 한화 등 기업들이 여자골프단 창단에 몰리면서 여자선수들은 더욱 '귀한 몸'이 됐다.

사실 예전부터 그랬다. 2002년 박세리(34)가 CJ와 5년간 무려 100억원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은 것을 필두로 2009년 신지애가 미래에셋과 5년간 5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기까지 '잭팟'은 모두 여자선수들의 몫이었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즌 최대어'인 유소연(21)이 소속사인 하이마트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했다.

유소연측은 '적어도 3억원이상'이라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측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선수들의 몸값이 너무 높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유소연은 결국 새로 창단한 한화골프단으로 이적했다.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유난히 눈부셨던 하이마트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국내 4관왕'에 등극한 이보미(23)와는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일본 진출에 따른 국내 대회 출전 경기 수 조정 등 새로운 숙제가 등장했다.

'스토브리그'는 선수들이 시즌 내내 흘린 구슬땀을 보상받는 계절이다. 선수들의 몸값 폭등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인센티브를 더한 '계약금 부풀리기'나 선수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기업의 후원 의지를 꺾어 더 많은 선수들이 스폰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하는 '부메랑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는 어디까지나 인센티브다. 잘하면 받을 수 있지만 없을 수도 있는 '허수'라는 이야기다. 과거에는 골프용품 지원이나, 심지어 의류 지원까지 계약액에 환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선수나 기업이나 계약금이 곧 자존심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대목이다.

이제는 그러나 계약금에 연연하는 대신 투어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 골프단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몸값이 2~ 3배 이상 폭등했다. 선수마케팅을 기획했다가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눈앞의 작은 이익 보다 '선수마케팅시장'이라는 파이 전체를 키우는 거시적인 생각을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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