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박주선 "양치기 정당 폄하할까 두렵다" 쓴 소리
지난해 한나라당의 예산안 및 쟁점법안 강행처리 이후 장외투쟁을 전개해온 손 대표는 새해 첫 날 2차 투쟁인 희망대장정을 선포한 것. 100일간 전국 234개 지역을 직접 방문하면서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손 대표는 희망대장정 첫 지역으로 부천을 선택했다. 부천시청에서 무상급식 문제로 시민들과 토론회를 가진 뒤 송내역에서 예산 무효화와 날치기 법안 무효 서명운동을 벌인다. 저녁에는 부천 원미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좌담회도 갖는다.
대규모 집회에서 현안과 직결된 민생현장을 깊숙이 파고들어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전술이다. 손 대표의 잠자리도 풍찬노숙을 상징했던 기존의 '광장'에서 '마을회관'으로 옮긴다. 동네 주민들과 어르신들과 교감을 통해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쉬고만 있을 수 없다"며 "3일부터 희망대장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이에 대해 "1차 투쟁에서 단결력을 보여줬지만 정작 정부와 여당을 움직이는데 실패했다"며 "손 대표 역시 이런 점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비주류의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경우 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능력은 없지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자세로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지난해 12월8일 날치기 예산안과 4대강 문제, 복지예산, 파병 등이 처리돼 장외투쟁을 통해 날아간 예산안과 서민예산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하고 다녔지만, 이뤄놓은 것이 무엇인지. 힘없는 정당에서 '양치기 정당'으로 폄하할까 두렵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행일치하는 대여 전략과 정책과 비전을 함께 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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