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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소가 잔디를 깎아요~" 히말라야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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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히말라야골프장은 기계로 페어웨이를 깎는 대신 소와 양이 잔디를 뜯어 먹게 한다.

네팔 히말라야골프장은 기계로 페어웨이를 깎는 대신 소와 양이 잔디를 뜯어 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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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제3의 도시 포카라(Pokahara).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다시 50분을 날아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네팔어로 호수라는 뜻을 가진 '포카리'에서 유래했고, 교육과 관광, 무역의 도시다. 또 안나푸르나와 마나슬루 등 8000m을 넘는 히말라야산맥의 아름다운 경관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어 히말라야 등산과 트래킹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만년설이 녹아내려 만들어졌다는 페와(Fewa)호수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포카라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극한 골프장(Extreme golf course)'인 히말라야골프장이 있다. 우리 일행이 포카라 도착과 동시에 골프장으로 달려간 것은 당연지사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비치는 풍경은 1950년대 우리가 어렸을 적 농촌 풍경과 다를 게 없이 자연 그대로의 순박함과 인심이 넘쳤다.

이 골프장은 특히 지표면 250피트 아래에 있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코스로 유명하다. 미니 그랜드캐년 같은 산세를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한탄강 계곡보다도 깊은 협곡 안에 전장 3400야드 9홀 코스를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클럽하우스는 계곡의 절벽 위에 우뚝 서 있고, 250피트 밑으로는 큰 개천을 중심으로 지그재그형의 홀들이 펼쳐져 있다.

영국군 소령 RB 구룽이 3년여에 걸쳐서 자갈밭과 갈대밭을 일궈가면서 조성해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전형적인 스코틀랜드식 링크스스타일이다. 개천을 건너, 보이지 않는 구릉 아래 페어웨이를 향해 샷을 해야 하는 만큼 스릴도 만점이다. 정면에는 더욱이 6998m의 마차브차레(Machhapuchhare), 일명 '물고기 꼬리'를 뜻하는 피시테일(fish tail)산과 8091미터의 안나푸르나 설산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코스는 물론 열악하다. 그린은 작고 잔디도 엉망이다. 페어웨이 관리도 최악이다. 하지만 자연 위에 그대로 만들어진 코스라는 매력이 있고, 젊고 순수한 캐디들이 정성을 다해 골퍼를 모신다. 중유값이 비싸 기계로 페어웨이를 깎는 대신 소와 양떼가 잔디를 뜯어 먹게 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한다. 볼이 소를 맞히는 아찔한 순간도 가끔씩 발생한다.

그린 주위에는 둥그런 철조망이 쳐져 있고, 출입구도 호텔처럼 회전문으로 만들었다. 소와 양떼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10대 후반의 젊은 캐디가 골프백을 멘 채 개천을 건너고 가파른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풍경이 그림같다. 평생에 이런 극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다는 것은 골퍼로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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