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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은 어려워'..대법원, '쉬운 판결문' 만들기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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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또한 원고 ○○○는 ○○○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분양계약상의 권리의무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 또는 승계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2008나○○○○○사건의 을 제 26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는…(중략)…분양계약을 체결한 자임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아파트 분양 때 시행사가 허위광고를 했는지 여부를 두고 벌어진 민사소송 1심 판결문 일부다. '중략' 부분을 포함하면 '한글' 문서(글자크기 11pt 기준) 한 쪽을 가득 채우고 약 두 줄 남는다. 우리말 문장인데도 한 번에 읽어내려 가기가 어렵다.
문장이 너무 긴 것만 문제가 아니다. '…위법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 ○○○의 권리가 ○○○에게 승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먼저라고 할 것인바' 같은 일본어투 표현이 난무한다.

'어려운 판결문'을 쉽게 고쳐보려 대법원이 팔을 걷어부쳤다. 대법원 산하 법원도서관은 일선 판사들이 판결문을 쓸 때 길고 딱딱한 표현보다 짧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판결문 용례집을 만들어 올 12월 전국 법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법원도서관이 배포할 용례집에는 길이가 비교적 짧고 한글 문법에 맞게 쓴 문장이 담긴 '모델 판결문' 약 150개가 실린다. 가능하면 한 문장이 세 줄을 안 넘도록, 일본어 문투를 피하고 표현을 순화하도록 해보자는 구상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원칙 등이 담긴 '읽기 쉬운 판결문 작성을 위한 핸드북'도 함께 발간, 배포된다.
법원 관계자는 "판결문 쓰는 방식을 단번에 바꾸기는 조금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교재로 삼을 자료가 있다면 판결문을 쉽게 쓰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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