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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발길 떨어지지 않던 고은 시인의 집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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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수많은 내일들 오늘이 될 때마다 나는 곧잘 뒷자리의 손님이었다."

고은 시인의 '두고온 시'의 일부다. 적어도 지난 7일 노벨문학상 발표 때만큼은 그도 그랬을 것이다.
사실 고은 선생은 지난 2002년 이후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특히 올해는 외신들까지 가세하며 고은 선생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기대는 컸다.

최근에는 25년에 걸쳐 완성한 대서사시 '만인보'를 탈고하며 문학적 절정을 맞이한 고은 시인이 이번만큼은 꼭 수상하기를 취재진들도 바랐다.

그래서일까. 이날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고은 시인의 집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응원에 나선 시민들이 합세하며 사뭇 장관을 이뤘다. 낮은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정원은 소박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고은 시인의 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들 중에는 수년째 꽃다발을 들고 응원을 왔다는 아마추어 시인을 비롯해 아들, 딸과 손잡고 이곳을 찾은 아버지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고은 시인 대신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번 발표로 상심이 클 고은 시인을 걱정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두 자녀와 함께 왔다는 이민선씨는 "다음번에 또 기회가 있으니까 건강하게 기다리셨으면 한다"며 노 시인을 위로했다.

고은 시인은 이번에도 아쉽게 노벨문학상 꿈을 접었다. 하지만 그의 용광로 같은 열정과 민족혼, 그리고 난해하면서도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쓴 시는 우리에게는 노벨문학상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

"저물녘 산들은 첩첩하고 가야 할 길, 온 길보다 아득하더라"

그가 쓴 '두고온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것처럼, 고은 선생이 앞으로도 건강과 함께 우리 곁에 영원하길 기원해본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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