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도 못 잡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부동산 시장 불황마저도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를 잡지는 못 했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577만원이었던 서울 신규분양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현 시점 기준 1632만원으로 3.5%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기존 아파트 매매값은 1879만원에서 1827만원으로 2.7%가량 내렸다.

지역별로는 관악구(1332만원→1792만원)와 동대문구(1217만원→1501만원), 은평구(1261만원→1403만원) 등에서 분양가가 크게 올랐다.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격이 오른 것도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10월 시범지구의 1030만~1150만원에서 올해 5월 내곡·세곡2지구 1140만~1340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고분양가로 분양한 아파트의 실적이 좋지 않았고 공급물량도 줄어든 경기도(1139만원→1103만원, 3.2%↓)와 인천(1164만원→1093만원, 6.1%↓)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분양가는 입지조건·토지매입가격 등 변수가 다양해서 한 가지 이유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가운데 ‘나홀로’ 서울의 분양가만 상승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환금성과 투자가치가 좋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한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며 "시장 여건에 민감한 건설사들이 고가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나름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관련된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상태여서 9월 정기국회에서의 부동산 정책 향방의 귀추가 주목된다.

정선은 기자 dmsdlun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