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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햇살론, 진정한 서민 '친구'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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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서민전용 대출상품 '햇살론'이 취급 닷새만에 대출 실적 200억원을 돌파했다.그동안 금융당국 주도 하에 출시된 미소금융, 희망홀씨대출 등이 저조한 결과를 기록한 데 비교해 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햇살론이 이렇게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저신용자들에게도 열려 있는 넓은 금융혜택 범위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햇살론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최대 1700만명. 대출 수요만 있다면 국민 3명 중 1명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출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햇살론이 진정한 서민의 친구가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저신용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정작 대출은 신용등급이 높은 '안전한' 대출이 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대출실적을 보면 신용등급별로 6~8등급 대출이 163억원으로 전체의 69.8%를 차지했다. 70%에 가까운 대출이 6~8등급을 대상으로 이뤄진 셈.

반면 9~10등급에 대한 대출은 4.3%에 지나지 않았다. 무등급 대출은 2건에 불과했다. 9등급 이하 저신용 서민들을 위한 대출은 정작 5%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대출을 해줄 수 있는 9~10등급자가 많지 않다"고 해명해 왔다. 실제로 10등급자는 전체 대출자 중 1%에 지나지 않고, 이 중 은행연합회에 등재된 장기연체자 등을 제외하고 대출이 가능한 사람은 전체의 0.3%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10등급 중 30%에게만 대출이 가능한 셈.

문제는 금융당국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에 대한 설명보다 햇살론의 밝은 면 알리기에만 충실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부푼 가슴을 안고 저축은행을 찾았다 실망하고 발길을 돌렸다.

햇살론이 하마터면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릴 뻔 했던 많은 저소득 서민층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소외됐던 저신용 서민대출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서민전용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저신용 서민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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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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