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인가.. 무선호출기 찾는 손길 이어져
지금도 휴대폰 대신 무선호출기를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31)씨의 삐삐 예찬론이다.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34)씨는 16일 "서울 아산병원 근무 당시 수술중 연락을 받을 수 없는 의사들에게 삐삐는 필수품이었다"며 "2002년 말 대형병원을 시작으로 삐삐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레 휴대폰으로 전환이 됐는데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이 그립다"고 회고했다.
삐삐사용자들이 만든 다음의 인터넷 카페 '삐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하루에도 수십명에 이르는 네티즌이 방문하며 삐삐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1주일 사이에 카페 회원도 200여명이나 불어 현재 2800여명에 이르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 유일하게 남은 무선호출기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측은 "평소 삐삐 관련 문의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일주일새 하루 평균 50여통의 전화를 받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할 정도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월 기준 국내 무선호출기 사용자는 총 2만30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무선호출기 전성시대인 1997년 가입자수가 무려 1500만명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줄었지만, 아직도 2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추억속 물건'인 삐삐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이채롭다.
삐삐의 경우, 이제는 더이상 신규 가입자도 받지 않는다. '삐삐 황금기'이던 1990년대 SK텔레콤을 비롯해 나래앤컴퍼니, 전북이동통신, 새한텔레콤 등이 활발히 사업을 펼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삐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한 회원은 "단순한 기능이 전부인 삐삐는 아날로그 시대를 대변하는 제품중 하나"라며 "최첨단 기술과 기기로 인해 사생활 침해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삐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골동품 같은 존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소정 기자 ssj@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서소정 기자 ss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