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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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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지구 온난화란 말이 쑥 들어가고 미니 빙하기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유난히 찾아오지 않던 봄이 오는가 했더니 다시 황사(黃沙) 소식이 들립니다. 한달 전 사상 최악의 황사에 대한 기억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들리는 황사 소식은 벌써부터 얼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더구나 황사의 심화가 중국의 무분별한 공업화 때문이란 분석은 이웃나라에 대한 원망까지 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게 일방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기만 하는 것은 드뭅니다. '백해무익'인 자연현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봄철의 불청객이란 달갑지 않은 별칭으로 불리는 황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황사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온난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태양빛을 차단하고 복사열을 흡수해 지구의 열을 식혀주는 것이지요. 산성인 우리나라 토양을 중성으로 바꿔주는 역할도 한다는군요. 고비사막의 철분 등 각종 무기물이 우리 농지를 비옥하게 만들어준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에도 영양을 공급한답니다. 황사가 바다에 떨어지면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질을 공급해서 플랑크톤이 많아지고, 이를 먹이로 하는 물고기도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황사는 주식시장에서도 반가운 손님입니다. 황사가 심해졌다고 증시가 타격을 받는 일은 좀체 없지만 황사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세를 내는 종목들이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선 황사를 내심 기다리는 마음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명언처럼 황사 테마주들이 무위험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습니다. 황사 테마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닥 중소형주들 중 황사로 인해 추세적으로 올라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된 종목은 없습니다.
황사로 인해 반짝 매출 증가세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매년 일어나는 일이므로 연간 실적을 따져보면 황사 특수는 사실상 얼마되지 않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표적인 황사 테마로 분류되는 크린앤사이언스의 경우, 지난해 많이 올랐는데 월간 단위로 살펴보면 4월보다 2월과 8월, 11월에 큰 폭으로 시세를 냈습니다. 솔고바이오는 4월 중순부터 약 3주간 50%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월말부터 바로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황사 테마주를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황사 테마로 분류되는 종목들 중 몇년간 시세를 크게 낸 종목들이 있는데 이는 황사 테마주가 곧 웰빙 트렌드와 맞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관련 매출이 많아야 하고, 기술력도 있어야겠지요.

대표적인 종목이 웅진코웨이입니다.2004년 6월 3600원대까지 밀렸던 웅진코웨이는 요즘 3만7000원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4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이 웅진코웨이는 2003년 575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1532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를 1700원대에서 시작한 휴비츠도 요즘 4000원서 5000원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엔 6000원을 넘으며 단기간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웅진코웨이처럼 장기 추세적 상승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2006년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휴비츠는 순이익이 2006년 18억9400만원을 바닥으로 2007년 24억7600만원, 2008년 40억7400만원, 지난해 67억7900만원으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600원대에서 시작해 한때 8000원을 넘으며 주목을 받았던 웰크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웰크론은 2008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만년 적자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8억원 흑자로 돌아서면서 폭발적인 시세를 냈습니다. 2008년 웰크론은 42억원 적자였습니다. 웰크론은 극세사 마스크 생산으로 이번 황사뿐 아니라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수헤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황사는 양날의 칼입니다. 황사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칼을 활용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 몫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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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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