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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90km '페라리 킬러' 납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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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슈퍼카의 지존 '알파 8C 스파이더' 시승기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페라리 캘리포니아는 따분하고 평범하다. 그러면 신형 알파 8C 스파이더는 어떨까?

알파로메오 8C 스파이더는 서 있을 때 가장 멋진 차로 꼽힐 만하다. 오른쪽 패들을 당기고 액셀을 밟아 겉모습과 어울리는 속살을 확인하는 모험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즐길 눈요기가 아주 많다. 노즈와 테일도 극히 단순하지만 디자인 의도를 그대로 살려냈다. 현대 이탈리아 슈퍼카가 지향하는 절정에 도달했다.
실내는 약간 실망스럽다. 하지만 겉모습에 비해 그렇다는 것일 뿐. 카본파이버 등받이에 두툼한 가죽 시트는 차 값 17만4천 파운드(약 3억원)에 어울린다. 전체적인 효과는 압권이어서 달리다 자칫 상처를 내면 어쩌나 걱정스럽다. 때문에 환상적인 효과를 좀 더 오래 감상하기 위해 세워두고 싶다.

스파이더가 원래의 시나리오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난 부분은 서스펜션. 네 바퀴에 더블위시본. 요컨대 전자 댐퍼의 지원을 받지 않는 피동적 시스템이다. 그런데 스프링과 앤티롤바는 강성이 한층 높다. 묘하게도 승차감을 개선했다.

알파로메오는 최대의 자산이라고 할 4.7L 마세라티 엔진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배기관을 손질한 것 이외에는 8C 콤페티치오네를 0→시속 100km 가속에 4.2초, 최고시속 290km를 넘어서게 한 바로 그 450마력 엔진을 달고 있다. 스파이더의 최고시속은 똑같지만, 시속 100km 가속은 0.3초 느리다.
스타터 버튼을 누르자 V8의 숙성한 굉음이 응답했다. 콕핏 주변의 바람을 멋지게 다스려 감명을 줬다. 심지어 창문을 내리고 디플렉터를 제거해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나긋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날 시승에서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스파이더가 쿠페보다 뛰어나다는 사실. 이론적으로 더 무겁고 뻣뻣한 스파이더가 쿠페의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450마력 V8은 먼저 트랙을 전속 질주했다. 그 뒤 드라이빙 테크닉과 세라믹 디스크가 어우러져 숨 막히는 곡예를 연출하며 인필드를 누볐다. 다행히 브레이크가 언제나 우세했다. 하지만 그 무뚝뚝한 페달 감각은 결코 정이 들지 않았다.

일단 자리 잡고 안정되면 스파이더의 본성은 언더스티어. 쿠페 역시 액셀 조작으로 이런 기질을 바로잡는다. 다만 이처럼 우아하게 언더스티어를 다스릴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거동을 하든 엔진을 자유로 조절할 수 있다.

시판중인 모든 마세라티에서 같은 엔진의 변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스파이더만큼 웅장하고 화려한 사운드를 연주한 경우는 없다. 기어를 타고 오르내리며 윤택하고 우렁차고 다양한 변주곡을 능란하게 연주한다. 기어단계마다 다른 사운드를 절묘하게 끌어냈다.

무엇보다 약 4,000rpm 3단의 오버런에서 터지는 폭발음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알파가 저 배기 시스템으로 시험을 통과한 것은 언제나 미스터리. 그러나 통과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스파이더가 동급의 절정일 수는 없다. 애스턴 마틴 V8 로드스터도 4.7L V8로 스피드와 코너 돌파력이 거의 같다.

그러나 전체적인 경험에 비춰 스파이더는 시장에 나온 가장 특별한 로드스터로 꼽힌다. 보고, 듣고, 정속주행을 하고, 격렬한 드리프트에도 끄떡없다. 스파이더는 21세기 오픈 알파 스포츠카의 모든 것을 추려 담았다.

일단 가격 17만4천 파운드는 황당하다. 그만한 돈을 쓰려는 사람은 실제로 스파이더를 손에 넣게 될 사람의 2배가 넘는다고 알파는 밝혔다. 결국 로드스터의 목적은 기분을 좋게 해주는 데 있다. 그 점에서 스파이더는 큰 성공을 거뒀다.

기사 제공 : 월간 오토카코리아 www.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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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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