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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의 대명사' 일본 왜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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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품질의 대명사'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도요타는 전 세계적으로 850만대의 차량 리콜에 들어갔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PS3)는 소프트웨어 버그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 등 일본 제품이 품질 위기에 직면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이 최근 품질 문제에 시달리는 이유로 전자기기들의 정교화, 해외 아웃소싱 확대, 인터넷의 발달 등을 꼽았다.
공장은 예전과 같이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 특성이나 생산규모, 만드는 장소는 모두 변했다.

자동차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전자 기기와 디지털 전자기기, 소프트웨어가 부품으로 장착됐다. 해가 갈수록 정교해지는 자동차와 전자기기를 다루는 엔지니어들 역시 전문화되고 있다.

리즈카 요시노리 도쿄대학교 교수는 "이로 인해 물건을 만들어내는 전과정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쯔이 요시키 요코하마 국립대학 교수도 "전자기계에 있어서 품질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대부분 결정된다"면서 "그 단계에서 결함이 있다면 조립공장에서 얼마나 품질 조절을 하는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전세계로 확대되는 제조 라인 역시 품질 저하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생산은 부품 공급자가 해당 지역의 기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도요타가 초유의 리콜 사태를 겪게 한 액셀레이터 페달은 일본 내 공급망처럼 깊은 유대 관계가 없는 미국 CTS에서 만든 것이다. PS3와 닌텐도 위(Wii)의 제조도 역시 대만이나 중국에서 아웃소싱 되고 있다.

주요 자동차 모델이 같은 구동장치 부품을 공유한다는 것은 한꺼번에 수 백 만대에 이르는 대규모 결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PS3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만약 하나의 제품에서 결점이 발생한다면 다른 제품에도 같은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마쯔이 교수는 "해외 공장이 일본 국내 공장 수준이 되려면 5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품에 발생한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본에만 해당되는 특이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 제품에 특히 더 영향이 큰 이유는 도요타나 소니가 품질로 유명한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리즈카 교수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긴 하지만 품질에 대한 명성을 지키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저가 제품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의 문제는 일본 제조업에 잠재돼 있던 문제를 수면 위로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일본 제품의 품질 저하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경기 침체동안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보다 덜 힘든 직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제조업을 기피하고 있다.

마쯔이 교수는 "일본은 최고 품질이라는 명성 위에 브랜드를 세웠다"면서 "만약 기업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눈 깜빡하는 사이에 이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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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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