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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무너진 사회, 교육을 다시 세우자-18회]'교육중심' 산학연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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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교육의 발전, 기업 기술개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아시아경제 고정수 기자]서울 모 사립대학에서 전자전공학을 전공한 김 모(남ㆍ26)군은 취업할 마음을 접고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교수 지도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산학연을 통해 스스로 전공을 살린 연구를 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취업 경쟁으로 전공교육이 황폐화 되는 지금, 산학연은 전공교육을 살리는 유일한 대안 중 하나다.

산학연은 산업체ㆍ대학(원)ㆍ연구소의 공동협력사업체를 말한다. 이미 1990년 후반부터 활성화돼 기업의 기술개발과 기초과학의 육성, 대학생들의 전공공부의 발전을 돕는 방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일반적으로 산업체나 연구소가 개발하려는 기술을 대학에 의뢰하면 이들이 함께 연구하는 것이 공동협력사업이다.
이 연구 성과로 산업체는 시장경쟁력을 얻고, 연구소와 대학(원)은 산업체의 지원을 받는 선순환구조가 마련된다. 전공을 살려 연구를 더 하고 싶은 대학생들이 취업보다 대학원진학을 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산학연전국협의회의 '2008년 산학연 연구과제평가'에 따르면 평가위원 중 58.2%가 '목표달성도'를 과제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이는 성과만을 좇는 연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을 돕는 연구가 산학연의 핵심임을 일러주는 방증이다.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자기주도적 학습가능=산학연을 추진하는 대학이 많음에도 한양대, 특히 백운규 교수팀을 주목할 이유는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때문이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진헌(남ㆍ35)씨는 "교수님이 학생들의 타당한 건의를 받아들여 연구가 중단된 적도 있을 만큼 연구실 분위기는 개방적이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연구결과발표회의'때는 활기찬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토론의 양도 풍부하다. 또 모두가 진취적이다. "팀원들은 매일 연구경과(經過)를 확인하고 주일 단위로 이를 정리하는 회의도 가져, 모두가 앞장서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백 교수팀의 대학원생 대부분은 "힘든 과정이지만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자기이름으로 연구를 대표한다는 느낌이 스스로를 공부에 매진토록 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이공계열의 타전공자도 우리팀에 와서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을 배우는 것을 보니 공부의 진폭까지 넓어진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용정신으로 사회에도 기여=이런 분위기는 결과로도 드러났다. 2008년 백교수팀은 리튬이온전지 관련 기술인 '음극성형기술'을 개발해 국내특허 1건ㆍ국제특허 3건ㆍSCI(과학인용색인:Scientific Citation Index)급 학술지 피인용 횟수 5차례의 성과를 올렸다. 이 기술은 물을 용매로 사용해, 환경오염 유발하는 유기용매를 대체할 수 있어 환경오염문제해결 및 현장근로자의 작업환경개선에 기여한다고 평가받았다. 심화된 전공교육의 결과가 사회에 도움을 준 사례다.

덕분에 백교수는 2008년 1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백교수팀은 정부지정 연구원 및 유수의 대기업들과 연구를 진행 중이다. 팀원들의 취업성적도 준수하다. 졸업한 석ㆍ박사들 대다수가 대기업 산하 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백교수는 "우리 산학연 연구팀의 기본 정신은 '실용'이다. 우리의 연구가 기업의 매출증대를 돕고 기초과학의 발전 또한 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박용성 전 대한상의회장의 지적과도 같다.

지난 2005년 박회장은 모 신문의 기고문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아도 활용하기까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업계 전체로는 2조8000억 원의 재교육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기에 경영계는 오래전부터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해 왔다. 대학과 기업이 상생형 협력체계를 구축해야만 산업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경쟁력 있는 대학' 및 '기술력 있는 기업'을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산학연전국협의회의 '2008 산학연 연구과제평가'에 따르면 평가위원들의 57.4%가 타 R&D사업과 비교해 볼 때 산학연의 연구결과 수준이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평가위원의 81.9%가 연구로 개발된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100점 만점에 평균 70점 이상이라 평했다. '교육과 기술개발' 양자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앞으로 산학연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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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수 기자 kjs09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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