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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식 추진력' 수주가뭄 해갈 나섰다

최종수정 2010.01.13 11:41 기사입력 2010.01.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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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뉴리더 -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1974년 6월 28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문을 연후 처음으로 건조한 선박 명명식이 열린 이날 행사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TV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 됐다.
행사장에는 이때 갓 입사한 오병욱 신입사원도 자리에 있었다. 대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첫해에 선박 명명식을 바라본 그는 마음속으로 조선업이 자신의 평생 업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36년 후인 지난 2009년 11월 19일. 그는 현대중공업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현대중공업은 초대 사장인 쿨트 스코우(Kurt J.W. Schou)를 비롯해 김형벽 전 회장, 민계식 부회장, 최길선 사장, 유관홍 성동조선해양 명예회장 등 엔지니어 출신이 CEO를 맡는게 전통이다. 고 정주영 창업자가 지난 1973년 중공업을 창업할 당시 배 만드는 원천기술을 모두 수입하는 것을 보고 한탄하면서 기술을 중시하던 풍토가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오 사장은 이러한 엔지니어 출신 CEO 계보를 잇고 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대중공업에서 조선사업본부와 플랜트 및 해양사업본부 등을 두루 거친 뒤 지난 2005년 해양사업본부장, 올해부터 해양 및 플랜트 사업본부장으로 일해 왔다.
오 사장의 명성은 사내에서도 널리 알려졌지만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 회사 직원들도 꽤 많다고 한다. 무뚝뚝하고 조용해 보일 것 같은 외모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 보인다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이는 오 사장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오 사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그를 '시원시원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임원으로 승진한 후에도 조선소내 숙소에서 일반 직원들과 같이 숙식을 할 정도로 벽을 쌓지 않고 직원들을 감싸안는 포용력이 크다는 것이다.

일이건 취미건 집중력이 강하고 깊이 파들어 가는 스타일로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 지식을 갖춰 박학다식하며, 자신이 발굴한 지식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해외고객과의 만남에서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난데, 이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미리 파악하고 감동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고 한다.

엔지니어로서 오 사장이 이뤄낸 최고의 역작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성공한 육상 선박 건조 기술이다. 당시 2007년까지 조업 물량을 확보한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노보십사가 긴급 발주한 원유운반선(COP)을 수주했지만 배를 만들 수 있는 여분의 도크가 없었다. 이 때 회사 경영진들은 검토만 하고 있던 육상건조방식으로 배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현장 총책임을 당시 전무였던 오 사장에게 맡겼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 사장은 "해보지요"라는 간단한 말로 일을 시작했고 어려운 난관을 극복한 끝에 축구장 크기의 2배나 되는 큰 배를 성공적으로 배를 진수해 선주에게 인도했다. 기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배경으로 한 오 사장의 추진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을 수도 있었다는 게 많은 이들의 평가다.

지난해 극심한 수주난을 겪은 현대중공업이 오 사장을 발탁한 배경도 바로 이러한 추진력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의 자리에 올라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하는 오 사장의 2010년은 오히려 작년에 비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오 사장도 신년사에서 "조선 산업은 세계 경제 성장률을 훨씬 초과한 투기자본의 과잉 발주와 이에 따른 투자 과다로 향후 위기상황이 장기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오 사장은 올해사업목표로 수주 177억달러, 매출 21조5500억원, 시설 및 기술개발 투자는 7188억원을 제시했다. 정말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전 임직원들에게 "해보자"는 말로 올해를 시작했다.

오 사장이 그리는 현대중공업이 어떻게 변화할 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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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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