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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돌아왔다', 공주는 여왕보다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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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KBS2 월화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가 한자리수 시청률을 면치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황신혜와 오연수의 맞대결로 화제를 모은 '공주가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선덕여왕'에 밀려 한자리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일 오후 방송된 '공주가 돌아왔다'에서는 찬우(이재황 분)를 사이에 둔 도경(오연수 분)과 공심(황신혜 분)의 팽팽한 긴장관계가 이어졌다.

도경과 봉선(오영실 분)은 부푼 가슴을 안고 마침내 카페를 오픈하고, 찬우의 축하와 격려 속에 장사를 시작한다.

봉희(탁재훈 분)는 반드시 이번 곡을 성공시키는 것이 가족을 되찾는 방법이라 믿으며 세뇨르박(지상렬 분)을 춤선생으로 영입한다.
공심은 찬우의 아버지 강회장(전무송 분)이 갑자기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회장을 공략할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도경에게 카페를 실제로 차려 준 사람이 찬우임을 밝혀낸다.

이날 방송에서 볼 수 있듯 '공주가 돌아왔다'는 도경과 공심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종종 찬우에게 넘어가고, 그 와중에도 찬우 역시 결코 극의 중심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그 중심을 어딘가로 떠넘긴다.

'공주가 돌아왔다'가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선덕여왕'에 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 흥행 요건으로 언급되던 '줌마렐라'가 이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줌마렐라'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신데렐라'가 되고 싶어 하는 '아줌마'만 있고 여왕인 척하는 공주만 있다. 중년 여성을 위한 대리만족처럼 보이지만 욕구나 욕망의 시작점이나 과정을 건드리기보다는 종착점에만 집착한다. '선덕여왕'과 확연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두 드라마는 여러모로 비교될 만한 요소가 많다. 무엇보다 두 여자 주인공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설정이 그렇고, 독립적인 여성상을 지닌 두 여자 주인공의 대립이 드라마의 핵심이라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선덕여왕'과 '공주가 돌아왔다'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선덕여왕'의 두 주인공인 미실(고현정 분)과 덕만공주(이요원 분)가 남자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반면 '공주가 돌아왔다'의 도경과 공심은 연하남 찬우를 놓고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친다.

도경과 공심은 얼핏 독립적인 인물들처럼 보이지만 극중 부수적인 인물에 불과한 찬우에 의해 우월이 결정되는 의존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은 백마 탄 왕자가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퇴색돼버리고 마는 '공주'일 뿐인 것이다. 이들에게는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보다 '남자'라는 결과만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어릴 적 첫사랑인 찬우의 도움으로 독립에 성공한 도경과 찬우와 도경의 사이를 질투하느라 여념이 없는 공심은 중년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여자는 남자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만을 부각시킬 뿐이다. 여성 내면의 힘에 주목한 '선덕여왕'과 '내조의 여왕'과는 전혀 딴판인 것이다.

'공주가 돌아왔다'는 두 여자 주인공의 욕망의 근원이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지 전혀 고민하지 않고 단지 '남자'를 쟁취하면 끝이 난다고 이야기한다. 시청자들이 평범한 '줌마렐라'에 열광하던 시대는 끝났다. 단순히 공주와 여왕의 구분은 아니다. 내조의 '여왕'과 신라의 '여왕'에 왜 시청자들이 열광했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올 것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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