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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설탕값 급등 주범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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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 내에서 설탕 값 급등의 원인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 생산량 감소를 두고 인도 정부와 설탕 제조업계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강수량 부족이 생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설탕 제조업계는 정부의 정책 탓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사탕수수의 생산이 크게 줄어든 것은 몬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도 설탕 제조업체들을 대표하는 설탕제조자협회 회장인 사미르 소마이야는 "부족한 강수량은 2년 전부터 나타난 사탕수수 경작 감소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5개월 전부터 농부들이 사탕수수 경작을 줄여 왔다"며 "이는 기후 문제보다는 경제 문제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설탕은 인도의 농산물 가운데 그 비중이 가장 크다. 때문에 인도 정치권에서는 설탕 가격의 변동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인도 정부는 설탕 가격의 급등을 막기 위해 수년 전부터 설탕시장에 대한 규제를 늘려왔다. 특히 인도 정부는 매년 사탕수수의 최저 가격을 정해 설탕 제조업자들이 이에 해당하는 비용을 사탕수수 재배 농부들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인도 최대 사탕수수 경작지역인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는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자체적인 권장가격을 제시했다. 설탕 제조업체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지역의 사탕수수를 매입했다. 정부의 복잡한 규제를 받느니 돈을 더 주더라도 원하는 지역의 사탕수수를 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2006∼2007년 우타르 프라데시주의 사탕수수 가격이 지정 가격보다 75%나 높게 나타나자 인도 정부는 설탕 제조업체들이 정부의 권리에 도전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법정에 세웠다.

수년간 이어진 법정 공방으로 인해 사탕수수 재배 농부들에 대한 대금 지불이 늦어지자 아예 재배를 포기하는 농부들이 속출했다. 이는 결국 사탕수수 생산의 감소로 이어졌다.

소마이야 회장은 "현재의 설탕 부족 사태는 인도 설탕시장의 개혁을 의미 한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 상승을 계기로 인도 정부의 강압적인 시장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2008∼2009년 인도의 사탕수수 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40% 급감한 150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2300만 톤에 달하는 국내 소비량에 크게 못 미친다.

현 추세대로라면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내년 시즌에도 생산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2010년 사탕수수 생산량은 1400∼1700만 톤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사탕수수 생산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려면 12∼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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