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일부 경제학자는 위기의 발발과 원인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더크 비제머는 ‘자금 순환(flow-of-funds)’ 모델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이 위기의 조짐을 정확히 포착해 낸 주인공이라고 전했다. 그들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레비 이코노믹스 인스티튜트의 윈 고들리 또한 주택가격 급락으로 가계부채가 불어나 2010년까지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주리 대학의 마이클 허드슨은 아예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이 겪었던 스테그네이션(장기침체)이 미 경제에서 반복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정확히 예고했다.
자금 순환 모델은 금융부문과 실문부문이 분리돼 있다는 가정에 근거해 금융부문에서 발생한 유동성이 기업 및 가계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홍수는 투자 및 생산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자산 인플레이션과 부채 급증이라는 대가도 치러야하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해석은 주류 경제학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기구의 이론과 상반된다. 주류경제학은 자산시장의 거품과 같은 실물경제의 변수가 재무제표에 자연스럽게 반영돼 결국은 제거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부문의 규모가 한 국가의 국민총생산(GDP)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이 같은 거품을 포함시키지 않는 정책 결정자들은 이를 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금융부문도 실물경제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위기는 사후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글렌 스티븐슨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우리 중 아무도 우리가 위기의 시작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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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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