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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하이브리드의 정수, 도요타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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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륵 자동차가 다가왔다. 뒤 돌아보니 기자의 무릎에 바싹 닿을만큼 차가 가까이 와 있어 깜짝 놀랐다. 도요타 직원이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후진으로 차를 빼는데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밟는 소리 뿐, 자동차가 움직인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조용했다.

도요타의 베스트셀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의 제 3세대 모델이 베일을 벗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이미 5월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는 올 10월부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2세대 모델에 비해 높아진 배기량 만큼 한층 향상된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연비 효율은 더 높아진 3세대 프리우스는 명성만큼의 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의 연비가 한층 좋아진데다 EV모드(Electric Vehicle 모드)와 에코드라이브 기능 등이 추가돼 2세대 모델에 비해 한층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속 45km로 2킬로미터를 전기 주행=완전 전기차라면 한 차례 충전으로 100km 이상을 주행하겠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는 EV모드를 작동시켜 약 2km 가량을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야간이나 새벽 등에 조용히 도심을 통과하기 위한 기능이지만 연료 사용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버튼 시동을 걸었지만 계기판에 불만 켜질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페달에 발을 얹자 스르륵 미끄러져나가는데 시동도 걸리지 않은 자동차가 움직이는 듯 해 신기하다. 소음은 물론 배기가스도 전혀 없다.

사실 이런 조용한 시동은 이미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하며 수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프리우스의 탁월함은 고속 주행에서의 고연비를 실현한데 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저속에서의 엔진 효율이나 정숙성을 이미 인정받았으면서도 고속도로 등 고속주행에서는 오히려 가솔린 모델이 미치지 못하는 연료 효율을 보여 사실상 친환경 측면에만 촛점을 맞춘 하이브리드 모델로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프리우스는 다르다. 전 모델에 비해 배기량을 200cc 올린 1800cc 하이브리드 엔진을 채택함으로써 고속 주행시 연비를 높였다.

트랙을 세 바퀴 주행하면서 최대한 가솔린 엔진 시동을 피하며 전기로 달렸다. 약 7km를 평균 34km/h로 달리면서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무려 35.3km/ℓ. 전기 주행이 계속돼 배터리 충전상태가 낮아지면 가솔린 엔진이 자동 작동돼 충전하며 그 이후에는 다시 전기로 달릴 수 있다. 도심 출퇴근 시에는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의 효율성이다.

퍼포먼스 테스트를 위해 고속으로 주행했다. 급커브를 감속 없이 돌아나가자 자세제어장치가 작동되면서 차량의 트랙 이탈을 막아준다. 타이어 마찰음을 줄여달라는 오비히로 트랙 관계자의 제지로 무리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주행 안정성이 확인됐다. 무단변속기와 엔진은 찰떡궁합이다. 급가속에도 엔진이 체한 소리를 내지 않았다.

◆한국서는 현대기아차 아반떼와 '맞짱'=프리우스는 오는 10월 한국에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내달부터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LPI 하리브리드를 내놓고 정면 승부에 나선다. 표준 연비는 프리우스가 우세하며 가격 경쟁력은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강점을 보일 전망이다. 내장 면에서의 고급스러움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한 수 위다. 프리우스는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경량화에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 원가 절감을 위해 내장재 역시 고급스러움 보다는 실용적인 재질을 주로 사용했다.

연비와 첨단기능 면에서는 프리우스가 한 수 위다. 프리우스에는 효율성 높은 가솔린 엔진은 물론 도요타 최초의 전기 물펌프가 내장돼 있다. 드라이브벨트를 없앴으며 주행 컨디션에 따라 냉각수의 양을 정확히 조절해 주는 장치다. 차량의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앞 유리창에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은 그간 BMW나 렉서스에서나 볼 수 있던 획기적인 편의장치다. 이 역시 프리우스에 적용된다. 천장에 태양열 채광판을 장착해 주차시 차내 온도를 낮춰주는 기능도 눈길을 끌지만 한국서 판매되는 모델에는 제외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대전의 승부의 열쇠는 역시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가격이 2000만원대 초반으로 점쳐지는 반면 프리우스의 가격은 30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일본 현지서 약 250만엔(円)에 판매되고 있는 중급 사양의 모델을 한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오비히로(일본)=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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