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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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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조지프 히스 지음/노시내 옮김/마티 펴냄/1만6000원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사회정책 다툼은 결국 경제문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보수진영은 국가경쟁력을 주장하고, 진보진영에서는 공정성을 이야기한다.
새책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은 좌파와 우파가 모두 경제적인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서로 눈치 채지 못한 채 제 주장만 하면서 논쟁이 헛도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은이의 비판은 이데올로기의 양 진영을 오고가는 탓에 양비론이라는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어 보이지만 지은이의 주장의 요지는 '실천 가능한 방편'을 찾자는 것.

지은이는 신랄한 필치로 시장과 자본을 예찬하기에 바쁜 경제학자들과 우파의 논리를 비판한다.
자본주의와 시장은 자연발생적이므로 외부의 간섭과 개입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가장 오래된 강력한 논리지만, 자본주의는 아주 정교한 사회적 구성물이지 결코 자연발생적 산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은이는 결국 제한된 정부와 자유방임적자본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이란, 원리원칙에 근거한 개인자유의 수호가 아닌 투자자금 보유자에 대한 자의적 특권 부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즉 우파의 '작은 정부' 요구는 부유층에게 득이 되는 정부 프로그램은 놔두고 다른 건 전부 없애라는 요구에 해당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아울러 책은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다. 인간이 행동하는 데에 인센티브가 중요하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이 마저도 지극히 복잡하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당장의 이익만큼이나 평판에 신경을 쓰며, ABS(자동차가 급제동할 때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브레이크)를 장착했더니 오히려 사고율을 높아졌다는 이야기 등을 통해 효율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이야기한다.

누구나 세금을 싫어하지만 특히 우파는 언제나 감세를 외친다. 세금을 걷어가는 정부를 향한 싸늘한 시선에는 정부는 부를 소비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지적이다.

책은 정부는 부의 소비자이며 민간 부문은 부의 생산자라는 것인데, 이런 관점은 완전한 착각이라며 사실상 국가는 시장과 정확히 동일한 양의 부를 창출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시장은 부를 창출하지 않으며 부를 산출하고 소비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것. 정부나 시장 같은 제도는 아무 것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으며, 그저 사람들이 부의 생산 및 소비를 계획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장치가 되어줄 뿐이라고 강조한다.

또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와 경제학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대책 없이 반대만 할 뿐인 좌파에도 일침을 놓는다

왜곡된 지배구조와 모든 분야에 뛰어드는 문어발 식의 확장때문에 반기업 정서가 더욱 심할 수 있지만 기업 그 자체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윤은 악의 근원이 아니며 기업으로부터 직접 공익을 이끌어내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첨병인 주식회사를 넘어서는 방식이라고 믿는 좌파들에게 주식회사도 특수한 종류의 협동조합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사기업한테 이윤 극대화뿐 아니라 공익까지 걱정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것은 물개한테 생선만 좋아하지 말고 점프로 후프 통과하기도 좀 좋아해보라고 설득하는 것과 같다"며 "그보다는 물개가 후프를 통과할 때마다 생선을 주는 편이 훨씬 길들이기 쉽다"고 설명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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