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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① "이제 후반전, 아티스트로 살아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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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 어머니께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결국 서예학원에 보내졌다. 공부하기 싫다고 해도 어머니는 자꾸만 학원에 보냈다. 그렇게 음악에 목말랐던 날들이 '아직도' 24시간 노래만 해도 지겹지 않다는 가수를 키워냈다. 4년만에 컴백, 7집 '세컨드 하프(Second Half)'로 후반전에 돌입한 가수 조성모 얘기다.

조성모는 감성적인 발라드, 새침한 외모를 배반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고 우렁차게 '으하하' 웃는다. 지난 '전반전'의 성공에 지나치게 겸손해 하지 않고, 또 '후반전'에의 두려움을 지나치게 포장하지도 않는다.

"아티스트로 살아남아야죠."

간결한 각오만큼이나 직선적이고 솔직하다. 카리스마 있는 편인데, 자신의 외모에 다들 속고 있다고 '으하하' 웃기도 한다. 다음은 조성모와의 유쾌한 인터뷰.

컴백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리셨어요?

ㅡ 원래 작년 10월이 목표였는데요. 제 음악도, 외모도 자신있지 않았어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됐다' 싶으니 벌써 4월이네요.(웃음)

지난 10년을 전반전, 앞으로 10년을 후반전으로 잡으셨잖아요. 그럼 10년 후엔 음악을 안한다는 뜻일까요?(웃음)

ㅡ 사실 전 죽을때까지 음악 하겠습니다, 라고는 말 못하겠어요. 일단 이번 10년은 공백 없이 쭉 하고요. 10년 후에도 싱싱하고 에너지가 있으면 연장선에 돌입하겠죠.

소집해제 후에, 잘 쉬셨어요?

ㅡ 공익근무 요원으로 일하는 동안에도 앨범 준비를 하나도 안했어요. 이렇게 에너지를 응집시키려고 일부러 안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전 뭔가 하고 싶은 걸 할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내는 것 같아요. 데뷔 초기에, '뭐든지 시켜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던 그때. 참 괜찮았죠. 싱싱했고.

그럼 언제 시들해지신 거예요?

ㅡ 3집 이후에 좀 지긋지긋했어요. 너무 오래 잘 됐죠.(웃음) 제가 자리에서만 일어서도 카메라가 4~5개씩 쫓아다녔으니까요. 화장실 앞까지도요. 스캔들, 기사, 카메라, 그런 것에 조금 지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놈이죠.(웃음) 너무 감사할 일인데.

연예인의 생활이 힘들었군요.

ㅡ 4집 활동할 때까지 휴가가 딱 3일 있었어요. 콘서트, 방송, 행사, 광고, 앨범 때문에 쉬질 못했으니까요. 그 휴가 때 몰래 여행을 갔었는데 이틀 만에 사무실 식구들한테 잡혀왔어요. 또 할 일이 생겼대요. 사람이 잠깐 쉬어줘야 하는데, 전 그러질 못했던 거죠.

지긋지긋할 만 했네요.(웃음)

ㅡ 경험을 쌓으면 그만큼 성장을 해야되는데, 저는 그때그때 소진하는 느낌이었어요. 취미생활이 일로 변하다보니 스트레스를 풀 방법도 없었죠.

다른 직업, 생각 안해봤어요?

ㅡ 다른 걸 잘하면 그걸 하고 싶죠. 그런데, 없어요.(웃음) 그래도 전 노래 연습은 24시간 해도 질리지 않아요.

다만 연예인 생활이 문제였죠. 3집 넘어가면서부터는 사람들이 '멋진 조성모'보다는 '망가져가는 조성모'를 원하시는 것 같았어요. 일부러 제 이름 앞에 수식어를 세게 달아요. '황제' '천만장 기록' 등등. 그럼 저는 위축되는 거예요. 요즘 후배들이 참 예쁜 게 자신의 위치가 상승할 수록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음반계가 어려워서 그런가.

그런데 우리 때만 해도 호황기였으니까. 그 어린 나이에 명예와 부를 받아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는 나태해지고. 수식어가 부담스럽고. 살도 찌고. 아마 음반시장이 계속 호황기였다면 슬림해서 돌아온 조성모는 못보셨을 걸요?

불황이기 때문에 노력했다는 뜻인가요?

ㅡ 세상이 사람을 만들죠. 어려워서 긴장감이 생기니까요. 큰 성공 뒤에 부진도 있었고, 소송도 있었고, 저한테도 시련이 있었죠.

앨범이 잘 안된 적은 없지 않아요?

ㅡ 다행히 망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성공 뒤에 약간 부진하면, 그것도 정말 바닥을 체험하는 거예요. 제 5집이 50만장 정도 나갔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100만장을 못팔았다고 절 욕하는 거예요. 세상에, 상상이 되세요?

연예인의 사생활 문제는 요즘 더 심해졌는데, 어떡해요?

ㅡ 에이, 이제 전 그럴 나이는 지났죠.(웃음) 아직 팬클럽이 살아있는 것도 신기해요. 기자분들도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 없잖아요.(웃음)

인기는 정말 부질 없어요. 4~5년 전부터 그건 느꼈어요. 물론 욕심은 있죠. 그런데 그건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만나고 있는 여자가 있는데 인기는 언제든 날 떠날 수 있는 여자인 거예요. 연애까지만. 그에 반해 음악은 평생의 반려자죠.

2편에 계속.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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