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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한진 차장 "중국인 속내 읽어내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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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런티어를 찾아서] 3부 세계시장 현장을 가다
①중국


겉으로만 개방 표명...비공식 규제사항 파악해야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의 마음 속 깊이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달 31일 북경 시내에서 만난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KBC) 차장은 이렇게 말하고 한 우스개 소리를 들려주었다.

한 이방인이 진시황릉 인근 농가를 둘러보다가 어느 농가의 개 한마리가 기원전 유물인 접시에다가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방인은 그 유물이 탐이 났지만 농부가 의심을 할까봐 개를 사서 그릇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개를 팔라고 하니 개값은 200위안이지만 정이 들어서 못팔겠다고 해 다섯배인 1000위안을 불렀단다. 그제서야 농부가 오케이 허락을 하자 이방인은 개와 함께 슬며시 그릇을 집어들었다. 그 순간 농부는 "그릇 때문에 개를 몇 마리나 판 줄 아냐"며 벌컥 화를 냈다. 만만하게 보던 농부에게 오히려 역공을 당한 것이다.

박 차장은 "중국에서 갑자기 오케이 사인을 한다면 이것은 뒤에 뭔가가 숨어 있는 것"이라며 "짧은 우스개 소리이지만 이 안에 중국인들의 속성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바로 지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상황과 흡사하다는 것. 당시 중국이 WTO에 가입하니 전세계가 거대한 내수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흥분했다. 우리 기업 또한 마찬가지로 중국을 말하지 않는 기업이 없었고 많은 투자를 쏟아부었지만 실제 중국상황은 현재 어떤가. 임금은 치솟고 세제혜택은 줄어들었다. 앞뒤 안가린 투자로 신음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우리 기업도 온갖 진출 전략을 다 세웠겠지만 이방인이 농민의 속내를 읽지 못해 유물은 커녕 200위안 짜리 개를 5배나 주고 산 것처럼 중국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간과한 것이다.

박 차장은 "중국은 겉은 개방을 표명하고 있지만 속을 살펴보면 다 묶어놓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바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중국만의 비공식적 규제사항인 '잠규칙(潛規則)'"이라고 말했다. 개방한 자체를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잠규칙을 인정하고 정말 무엇을 개방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중국의 시장상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박 차장은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사회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인지해야 하며 우리 시각으로 중국을 섣부르게 재단하는 것은 절대 삼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홈쇼핑이 중국에서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이 무엇을 팔아야 되는가 보다는 어떻게 팔아야 되는가라는 비즈니스 코드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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