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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타민 없는 '비타'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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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건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붕어라는 '앙꼬'를 기대하는 사람은 아예 없다. 그러나 비타민음료에 비타민이 없다면 그건 명백한 사기 행위다. 그것도 버젓이 허가까지 받고 비타민 없는 비타민 음료를 판매한 것.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전체 32개 회사의 43개 비타민음료 제품을 조사한 결과 23개 제품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음료라는 상품명이 무색하게 비타민 C가 아예 들어있지 않은 제품도 2개나 있었다.

이같은 식약청 발표 이후 비타민음료를 생산하고 있는 각 식음료업체들에는 '그쪽 제품은 안전하냐'는 소비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비타민 음료 함량기준 미달'과 2006년 '비타민 음료에 발암물질' 등 식약청의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는 곧바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져 비타민음료 제조업체들은 매출 급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업체는 이번 사건이 또다시 지난날의 악몽으로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체 비타민음료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광동제약은 식약청 발표 직후 해명자료 배포와 신문광고 등을 통해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01년 출시된 광동제약 '비타500'의 대히트로 이를 모방해 인기에 편승코자 하는 유사상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제대로 된 원조상품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인 셈.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식약청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기준과 규정으로 바로 잡았으면 문제가 없었을 상황이었다. 역시나 사후약방문이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23개 제품 이름에는 모두 '비타'라는 말이 들어있고 숫자만 바뀌었을 뿐 오해소지가 있는데도 정식 품목허가가 떨어진 제품들이다. 더구나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언제까지 부적합한 유사상품으로 피해는 보는 쪽이 소비자와 원조상품이 돼야 할 것인가. 이런 사건이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짝퉁으로 유명한 중국처럼 한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조차 스스로 짓밟게 될 수밖에 없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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