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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여성포럼]서수민PD가 전하는 '개콘 발레리노' 탄생 비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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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 개막

"여자 품평 당하는 환경서 자라…타인 시각 생각 말아야"
"내 안의 이유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의 이유 발견하는 데 애 써야"
[2017여성포럼]서수민PD가 전하는 '개콘 발레리노' 탄생 비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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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어떤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남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서수민 몬스터유니온 예능부문장이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여자는 기본적으로 품평을 당하는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다"면서도 "어차피 환경은 변할 수밖에 없고 남는 건 자신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KBS '개그콘서트' 책임 프로듀서(PD)로 이름을 알렸던 서 부문장은 "어떤 일을 하건, 어떤 어려움이 있건 내가 잘하는 것, 내 안의 이유와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의 이유를 발견하는 데 애를 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그콘서트 피디를 맡은 일화를 꺼냈다. 서 부문장은 "1995년 KBS에 입사했을 때 조연출 중 여자가 혼자였고, 잘 해주는 남자 선배들이 많았다"면서도 "현장에서는 조연출로 뽑아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여자로서 일 한다는 생각 없이 일만 열심히 했는데 하다 보니 타인의 시각이 존재했다고 했다. 서 부문장은 "1999년 개그콘서트가 생겼는데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 아니었고 아무도 안 가려 해서 조연출을 맡게 됐다"며 "이후 결혼하고 아이 둘 낳은 뒤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을 맡고 싶다고 지원했는데 매번 안 됐다"고 했다. 이어 "왜 남자 피디만 시키느냐고 했더니 '여자가 코미디를 하면 이상해. 넌 여자잖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서 부문장은 "보통 선 보러 갔을 때 남자들이 상대방을 웃기려 하고 여자들은 재미에 점수를 준다"며 "웃음의 흐름이 남자로부터 나온다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 2010년 종합편성채널이 생기고 피디들이 KBS를 퇴사하며 개그콘서트를 맡을 기회가 생겼다. 서 부문장은 "공석이 생겨 개그콘서트를 맡을 수 있게 됐지만 여자, 아줌마 피디가 온다는 소식에 개그맨들을 비롯해 주변의 걱정이 많았다"며 "이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계속 보며 공부하고 외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줌마 피디는 엄마라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개그맨들에게 다르게 접근했다"며 "개그 회의 때는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일이 개그맨들을 확인했고, 개그맨들도 제 말을 잘 들어줬다"고 했다.

그런데 2010년 개그콘서트를 맡을 때 하락세였던 시청률이 더 떨어지게 됐다. 서 부문장은 "개그맨들이 다 저만 봤고 100명의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한 사람만 본 것이었다"며 "그러니 그들이 생각들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이상한 생각에서 시작하는 게 새로움이었는데 전 개그맨들이 저를 미워하지 않게만 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회의 때 개그맨들을 보지 않았다. 작가들의 반응만 봤다. 작가들이 웃었을 때 그 부분을 살리라고 했다. 서 부문장 자신도 하고 싶었던 것을 추진했다. 그렇게 나온 코너가 인기를 끌었던 '발레리노(No)'였다.

서 부문장은 "내가 꽃으로 보면 꽃이고 잡초로 보면 잡초이듯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여성"이라며 "남성으로 대변된 하나의 시각을 우리 시각으로 보이게 하는 힘을 스스로 길러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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