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용인)=이영규 기자]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오희옥(91ㆍ여) 지사가 올 연말 쯤 자신의 고향인 처인구 원삼면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 지사는 현재 수원의 보훈복지타운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살고 있다.
오 지사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 때문이다. 오 지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제 고향인 용인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정찬민 용인시장과 시 공무원들은 '오 지사 고향정착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시청 소속 3000여 공무원들은 십시일반으로 모은 건축비용 2133만원을 27일 해주 오씨 종중 오좌근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날 유성희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 회장도 회원들의 후원금 100만원을 전했다.
이날 기탁식에 참석한 오 지사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 종중과 용인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나라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게 남은 꿈이었는데 이루어져 너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오 지사가 거주할 주택은 다음 달 공사에 들어가 연말쯤 완공된다.
오 지사는 10세의 어린 나이에 2살 터울 언니인 고 오희영 지사(1923~1970)와 함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정보수집과 초모공작에 종사했다. 초모공작은 일본군 내부나 점령지역에 침투해 방송을 하거나 전단을 배포해 한인 사병들을 포섭해 탈출을 유도하는 활동이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오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은 1905년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전공을 세우며 활약했다. 또 오 지사의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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