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8일 단식을 중단한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찾아 이야기를 나눈 후 "김영오씨의 생명이 걱정돼 단식을 말리려고 단식을 시작했던 것인 만큼 저도 단식을 중단하겠다"며 "제가 있던 자리, 국회로 돌아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오후 3시25분께 서울시립 동부병원을 찾아 단식을 중단하고 복식 과정에 있는 김씨를 만난 후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풀어 다행이고, 하루빨리 정상을 회복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병원에 도착한 문 의원은 별다른 말 없이 김현·도종환·박남춘·전해철·노영민·홍영표 의원 등과 함께 김씨의 병실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들도 워낙 걱정이 많으셨는데 잘 결정하셨다"며 "지난번 한 두번 어설프게 하다가 유족에게 실망과 상처만 줬었지만, 우리가 원래 해야 할 일은 특별법을 잘 만드는 일인 만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이번에 잘 되면 국민들도 이해하실 것"이라며 "나중에 다 끝나고 나면 유나와 같이 밥 한 번 먹자"고 대답했다.
이후 김씨와 약 10분간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눈 문 의원은 병실 밖으로 나와 "저도, 당도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몇 달이 지나도 특별법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건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정기국회 전에, 늦더라도 추석 전에는 (특별법) 타결을 해서 국민들께 추석 선물이 되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문 의원은 국회로 돌아가 특별법 통과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면담'을 계속 요구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당분간은 국회를 통한 특별법 제정에 더 전념할 생각이 있다"며 "우리 당(새정치민주연합)이 하려는 여러 프로그램에 동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의원은 "지금 많은 유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다 경찰에 막혀 며칠째 노숙하고 있다"며 "이는 유가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하다못해 대통령께서 위로의 말씀이라도 해주시거나 좀 더 편하게 모실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10일간 단식에 동참한 건강에 대해서 문 의원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조금 체력이 떨어졌고 기운이 없는 편이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며 "열흘 가량 단식을 한 터라 기자회견을 마치면 바로 병원으로 가서 간단한 검진을 받아 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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