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로또 판매액 1조8583억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 주 '로또' 복권 판매 마감(토요일 오후 8시)을 두 시간 앞둔 16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부근 로또판매점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이곳은 로또를 처음 발매한 2002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1등 당첨자 6명을 배출(?)한 '명당'이다.
줄을 선 인원만 어림잡아 30여명. 복권을 사기 위해 직접 줄을 서 구매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이다. 면면도 다양했다. 퀵 서비스 배달원은 하던 일을 멈추고 헬멧을 쓴 채 대열에 합류했고, 아이의 손을 꼭 쥔 30대 주부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까지 세대마저 초월했다.
로또를 사는 이들의 심리는 비슷했다.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기댈 곳 없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찾자는 차원에서다.
취업준비생 황모(26)씨는 "로또에 당첨된다고 해서 취업준비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취업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조금이라도 부모님께 손을 덜 벌리면서 취업준비를 하고 싶어 산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박모(33)씨는 "로또 1등이라고 해봐야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사면 전부"라며 "막연한 기대감이라도 있어야 한 주 한 주 버틸 수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부족, 경기불황 등 어두운 현실도 로또 구매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로또 열풍을 '사회적 불안심리'로 풀이했다. 임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열심히 일한만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어 불안심리가 팽배해 있다"며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소소한 기쁨, 작은 기대감이라도 얻기 위한 행위가 로또"라고 분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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