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전병헌 수석 거취…청와대는 침묵

전병헌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검찰이 롯데홈쇼핑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소환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 수석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청와대는 전 수석의 검찰 소환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개적으로는 전 수석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수석 거취를 묻는 질문에 “전 수석 관련해서 공개 멘트할 게 없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자진사퇴하지 않겠다는 뜻도 완곡하게 밝혔다.

전 수석은 15일 오후 기자들에게 돌린 입장문에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한편으로는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여러 억측 보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언제든지 나가서 소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기대한다”는 말도 했다.

본인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사실무근인 만큼 단지 검찰에 소환된다는 이유로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 수석은 입장문을 내기 전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 문제를 협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수석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 수석의 입장문은 개인 입장일 뿐이다. 그것이 (임 실장과의) 협의 결과라고 할 수 없다”며 “전 수석이 경험이 많은 분이고 수석이라는 엄중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잘 판단할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청와대 수석 신분으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사퇴해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수석이 무고함을 주장하는 것을 믿는다”면서도 “대통령이나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전 수석이 현명한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현직 신분으로 검찰 소환된 전례가 없다”며 “현직 신분으로 구속되거나 혐의가 확인되면 대통령과 정부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여당 내부의 부정적 기류를 고려할 때 전 수석이 무작정 버티기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전 수석의 사퇴를 전제로 적절한 사퇴 시기와 검찰 소환 시기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갈 수 있도록 금요일 오후 늦게 사의를 표명하고 토요일에 검찰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전 수석이 명확하게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데다 그 방안 자체에 대해서도 내부 찬반이 있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