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계약만 받는 원룸 600만원
모텔·호텔 일일 비용은 더 비싸
"관심 저조, 지역 이기심도 한몫"
[평창=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월세 방 예약 받습니다."
그는 자신을 인근 부동산 업체 대표라고 소개한 뒤 익숙한 말투로 조건을 설명했다. "원룸은 500만~600만원, 투룸은 1000만원이에요. 계약금 없이 무조건 완납하는 조건입니다." 그는 "주변 어디를 가도 시세는 마찬가지"라며 "모텔이나 호텔을 알아본다면 일일 숙박 요금은 이보다 훨씬 비쌀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위와 같은 숙박시설 요금은 하루 50만~60만원선. 이마저도 단기 예약은 받지 않는다.
부동산 업체 대표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이 지역에만 숙박시설이 3000개 정도 부족할 거란 얘기가 있어요. 대회가 임박하면 가격이 더 뛸 수도 있습니다." 그는 "며칠 전 미국 취재진들이 주변 아파트를 한 달간 임대 계약했다"며 "외국 관광객이나 미디어로부터 문의가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의 계약 문의도 늘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여부를 지켜본 뒤 계약하겠다는 내·외신 취재진의 수요도 상당하다고 한다. 12월이 되면 방을 구하고 싶어도 없을 것"이라며 계약을 재촉했다.
업주들은 사실상 담합을 해 가격을 책정하고, 장기계약을 유도한다. 이들은 외국 취재진이나 종목 단체 관계자 등 인원이 많고 오래 머물 고객들을 선호한다. 강원도와 평창군, 강릉시 등에서 적정 가격을 유도하고자 업주들을 설득하지만 규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1일 글로벌 온라인 숙박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와 후원계약을 하고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숙소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업주들의 자정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스포츠평론가 최동호(49) 씨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데는 지역민들의 이기심도 영향을 준다.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대회 이후 지역에 대한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 안팎의 손님들을 잘 맞이해 축제 분위기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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