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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도로 위에 아이가 있다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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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어린이가 공을 줍고있는 '3D 트릭아트'. 캐나다 벤쿠버의 도로에 실제 그려진 그림입니다. 다가갈수록 아이가 커지는데 모르는 운전자는 혼비백산할 일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도로에 어린이가 공을 줍고있는 '3D 트릭아트'. 캐나다 벤쿠버의 도로에 실제 그려진 그림입니다. 다가갈수록 아이가 커지는데 모르는 운전자는 혼비백산할 일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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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도로를 주행할 때 도로 위에 새겨진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지명' 등이 한 눈에 들어오시나요? 또,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서행하거나 일단 멈췄다가 다시 주행하시나요?
보험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15~2017년 자동차보험 통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매년 10만명 이상의 어린이(만 12세 이하)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10만302명에서 지난해 10만6852명으로 증가세고, 어린이 사망자는 2015년 73명, 2016년 71명, 지난해 65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 어린이 보행자 사고 중 약 51.6%가 횡단 중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3.5%는 스쿨존의 횡단보도 등에서 발생했습니다.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원인도 전방주시태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운전미숙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54.8%를 차지했습니다.
아이슬란드 북부의 소도시 '이사피외르뒤르(Isafjordur)'에 설치된 구름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는 주민.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이슬란드 북부의 소도시 '이사피외르뒤르(Isafjordur)'에 설치된 구름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는 주민.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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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해만 71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는데 62.0%(44명)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피해를 당했습니다. 과속(0.3%)과 중앙선 침범(3.8%), 안전거리 미확보(7.3%), 신호위반(11.1%) 등 스쿨존에서 지켜야 할 당연한 규칙을 지키지 않아 화를 불러온 것입니다.
이런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강제로(?) 차를 세우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캠페인이나 많은 비용을 들인 안전장치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과학의 힘을 빌린 '착시 효과'를 동원한 것입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예방 방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교통사고 예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입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3D 횡단보도'입니다. 3D 횡단보도는 일명 '구름다리 횡단보도'라고도 불립니다. 기존 횡단보도와 달리 검은색과 회색 등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그린 입체감 있는 그림으로 멀리서 횡단보도로 다가가면 마치 기둥들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착시효과로 깜짝 놀란 운전자들이 멈추거나 서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프랑스와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도입해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나라들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경북 경산시에 있는 대구대학교에서 캠퍼스 내 교차로 5곳과 대구 능인고등학교, 서울 남가좌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등에도 구름다리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습니다.
도로 곳곳이 움푹 파여 있습니다. 그러나 피할 곳이 없지요. 아주 서서히 지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파인 곳이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을 도로에 붙여 운전자들이 착시효과를 일으키도록 한  것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도로 곳곳이 움푹 파여 있습니다. 그러나 피할 곳이 없지요. 아주 서서히 지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파인 곳이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을 도로에 붙여 운전자들이 착시효과를 일으키도록 한 것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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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입체 횡단보도를 설치한 곳은 아이슬란들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이사피외르뒤르(Isafjordur)'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바닥의 글자를 보지 못해 과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글자가 입간판처럼 서 있는 도로도 있습니다.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일부 도로의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는 차량이 20~25m 거리로 접근하면 수직으로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운전자들은 더 멀리서도 스쿨존임을 확실히 알게 됩니다. 일부 아파트에서도 '3D 트릭아트 기법'을 도입해 입주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보장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이 혼비백산할 만한 그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논란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캐나다의 벤쿠버의 도로 위에는 어린아이가 공을 줍는 '3D 트릭아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이 선명한데다 차량이 가까이 갈수록 아이가 다가오는 것처럼 커져 차를 멈추거나 서행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여유롭게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스누피 일당.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여유롭게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스누피 일당.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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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움푹 패인 사진이나 그림을 붙여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런 포트홀을 피해가려 하겠지만 피할 곳이 없다면 천천히 지나갈 수밖에 없겠지요. 급제동의 위험이 있겠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방법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주요 캐릭터들이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모습을 그려 놓거나 주목받는 노란색으로 신호등을 색칠하고, 횡단보도 주변을 온통 노란색으로 칠한 '엘로우카펫'을 깔아 놓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으로 실제 교통사고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운전 중에 횡단보도가 아닌 기둥이 갑자기 등장해 깜짝 놀라더라도,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인 만큼 배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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