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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이트]'지효지순' 작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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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 바람 바람' 송지효

[라임라이트]'지효지순' 작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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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은 매력적 소재...우여곡절 다채롭게 표현하는 능동적 배역에 더 끌려
한 사람만 보는 연애 스타일, 부부 연기 어색하지 않아
폐쇄적 성격, 예능 '런닝맨' 통해 외향적으로 변신 "함께 하며 두터워진 인연...좋은 사람들과 오래오래"

※ 이 기사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침대에 앉아 남편 봉수(신하균)를 기다리는 미영(송지효). 뜨개질을 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봉수는 밤이 돼서야 귀가한다. 미영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오빠랑 어울려서 여자 만나고 다니는 거 아니지?" 차분한 목소리지만,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다. 그녀의 오빠 석근(이석민)은 타고난 바람둥이. 봉수가 그랬다간 횟감이 될 수 있다. 석근이 경고했다. "일곱 살 때부터 (생선)회를 쳐서 먹은 아이야."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속 미영은 화통하다. 봉수가 기를 펴지 못할 정도. 그런데 침대에서의 물음을 무색하게 할 만큼 둔하다. 달라진 봉수에게서 어떤 낌새도 채지 못하더니 외도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친다. 그녀는 바람도 핀다. 이유는 알 길이 없다. 미영은 봉수의 아이를 임신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소원했던 부부 관계를 회복하기도 한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미영을 연기한 송지효(37)의 몫. 그녀는 지적을 피하지 않았다.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기더니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영화에서 미영이 덜 조명된 듯해요.
"석근과 봉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봐야죠. 촬영장에서 이병헌(38)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어요. 주문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세요' 정도였죠. 포괄적인 말이라서 지금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방송에서 보인 이미지를 가리킨 건지, 마음대로 하라고 한 건지. 촬영장에서 생각이 경직될 수밖에 없었죠. 현실적인 인물로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면 미영의 변화하는 과정이 담길 수 있을 것 같았죠."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나 영화 '쌍화점' 등도 불륜을 다룬 작품인데.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고 봐야죠(웃음). 극단적 감정을 빚을 수 있는 소재라서 그만큼 매력이 있는 듯해요. 우리 삶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부 관계가 틀어져서 불륜인 것이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배신이나 시샘은 흔하게 발견되잖아요. 아무리 친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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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바람 바람만큼 배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는 없었어요.
"미영의 불륜이 반전처럼 툭 튀어나오긴 하죠. 영화를 두 번 봤다는 분도 미영의 마음이 와 닿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시나리오에서) 부족한 부분을 미리 파악하고 흐름을 잡았어야 했어요. 전체적인 그림을 떠올리고 촬영을 하다 보면 이런 약점이 생길 수 있거든요. 너무 주어진 신을 연기하는 데만 몰두한 듯해요."

-지고지순한 배역은 거의 맡지 않고 있어요.
"사랑만 받는 배역은 저와 어울리지 않아요. 생각만 해도 어색하고 손발이 오글거리죠. 배우로서도 우여곡절을 다채롭게 표현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도 훨씬 재밌어요. 능동적으로 사랑을 완성하는 모습이 훨씬 매력적이잖아요."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요.

"일단 바람은 안 피워요(웃음). 사랑을 시작하는데 오래 걸려요. 시동이 걸리면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고요. 남자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어요. 네 명 정도?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데 서툴러요. 대신 오래 만나다보니 부부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듯해요. 연기하면서 어색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결혼을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적령기를 넘겼지만 서둘러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 생활이 180도 뒤집어져도 감수할만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모를까(웃음). 신중하려고요. 다양한 작품에서 결혼을 간접 체험하면서 그 중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상처도 받아보고 이혼도 해봤죠. 밀린 방학숙제를 하듯 후다닥 해치우면 결과만 안 좋을 거예요. 사실 나이를 먹으니까 다가가기도 힘들어요."

-낯을 가리진 않는 듯한데.
"데뷔 초만 해도 내성적이었어요. 폐쇄적이었죠. 주위에서 배우로 활동하는지 몰랐으니까.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나를 본다는 것이 민망하더라고요.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죠. 백지 상태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배웠어요. 그러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뀐 듯해요.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전환점이었어요. 진행자로 활동했던 'SBS 인기가요' 제작진만 믿고 참여했는데, 초반에 표현이 서툴렀어요. (유)재석 오빠나 (지)석진 오빠와 내 모습을 비교해 보면서 스스로 바뀌어야겠다는 결심이 섰죠. 그 분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여자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고 싶지도 않았고요. 부족함을 알면서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덧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정도로 성격이 좋아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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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해요.
"무언가를 기대하고 작품을 한 적이 없어요. 함께 일하는 사람이 좋아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앞으로도 그렇게 협업하고 싶고요. 오는 10일 첫 방송되는 '송지효의 뷰티풀 라이프'의 진행을 맡은 이유도 다르지 않아요. 데뷔 초부터 저를 챙겨준 기자 출신의 회사 대표가 하는 일이에요. 제의를 받고 은혜를 갚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죠."

-평소 외모를 꾸미는데 관심이 많나요.
"전혀요. 어린 시절 집안이 엄격해서 외모를 가꿀 수 없었어요. 화장품에 관심도 없었죠. 선크림을 발라본 적이 없을 정도였어요. 배우가 된 뒤에도 그랬어요. 미용 전문가들이 알아서 다 해주니까 배울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서른세 살 즈음에 화장하는 법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런닝맨에서 벌칙으로 물에 빠진 적이 있는데, 지워진 화장을 수습하지 못해 쩔쩔 맸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몰라요. 저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을 것 같아요. 사실 요즘도 잘 꾸미고 다니는 편은 아니에요. 하이힐보다 운동화, 치마보다 바지를 선호하죠. 면 티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는 것만큼 편한 차림이 없답니다(웃음)."

-영화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병행하기가 어렵지 않나요. 몇몇 배우들은 연기에 전념하고 싶다며 중도 하차하기도 하던데.
"런닝맨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 덕에 다양한 배역을 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전념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일이죠. 하지만 제겐 런닝맨도 하나의 작품이에요.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았다면 색다른 배역을 얻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오래 일하고 싶어요.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인연이 두터워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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