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층과 노동자층이 즐겨 찾았던 음식의 문화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는 오늘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처음에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비슷한 모양의 우리나라 음식 빈대떡과 그 유래가 비슷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피자와 빈대떡을 둘러싼 음식의 문화사를 살펴봤다.
역사학자 캐럴 헬스토스키가 쓴 '피자의 지구사'의 서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피자는 단순한 음식이었고, 여전히 그렇다. 피자는 한 판을 통째로 구워서 팔거나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 구워서 만드는 납작한 빵이다. 다른 많은 음식과 마찬가지로 기원이 단순했으며, 나폴리나 뉴욕에서 빈민층과 노동자층의 음식이었다."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데 영양가는 높았던 점이 초기 나폴리 피자가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으로 인식됐던 이유였다. 빈대떡 역시 마찬가지다. 1943년 발표된 가수 한복남의 노래 '빈대떡 신사'의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가격이 쌌던 녹두를 재료로 한 빈대떡은 돈이 없어도 집에 가면 얼마든지 부쳐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빈대떡은 나폴리 피자와 마찬가지로 싸고 쉽게 만들 수 있는데 가난을 버틸 영양분을 공급했다. 이는 빈대떡이라는 이름이 가난한 사람의 떡, '빈자떡'에서 왔다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한자로는 빈자병이라고 했다고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하이브 연봉 1위는 민희진…노예 계약 없다" 정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