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학생 3명 "작은 배려가 큰 변화 만든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필요는 과학을 부르고, 과학은 그 필요에 합당한 시스템을 만들어 냅니다. 과학은 현실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알아내는 학문입니다. 거창하고 고귀한 것을 꿈꾸기 보다는 '소박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게 과학의 첫 걸음입니다.
유니스트(UNIST) 학생들이 최근 선보인 '조금 똑똑한 시스템'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들은 모두 '자율 주행'이라는 큰 주제에 관심을 가졌을 때 운전을 막 시작하는 '초보 운전자'를 배려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소박하고 작은데 꼭 필요한 시스템에 주목한 것입니다.
'초보 운전자를 위한 조언 시스템'을 구현한 유니스트 학생 3명이 '현대자동차그룹 해커톤: 해커로드 2017'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유니스트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소속 김준석, 김영렬, 정재휘 3명의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이 만든 '조언 시스템'은 차선유지, 방향지시등, 전조등 점등과 같이 초보 운전자가 실수를 저지를 때 차량 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운전방식에 대해 음성으로 조언해 주는 방식입니다. 엔진오일 등 차량 관리를 위한 요소를 점검하거나 정기적으로 운전 습관 개선에 대한 피드백도 해 줍니다.
김준석 학생 등은 "자율주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데 우리는 그 전 단계에 주목했다"며 "초보 운전자가 차량에 대해 더 쉽고 빠르게 알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면 자율주행처럼 먼 기술이 아니라도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 환경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팀명에서도 이런 느낌을 던져줍니다. 팀명은 '잘리스(Just A Little Intelligent System, JALIS)'. 해석하자면 '조금 똑똑한 시스템'이라는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매우 똑똑한 인공지능, 자비스(Just A Very Intelligent System)의 '매우(Very)'를 '조금(Little)'으로 바꾼 것이죠. 학생들은 팀명을 통해 차량 내부에서 운전자를 배려하고 소통하는 인공지능이 다가올 커넥티드 카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이들 세 명의 학생들은 "오랫동안 알아 왔던 만큼 팀원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게 수상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작은 배려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수행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난 9월부터 진행된 해커로드는 현대자동차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판단해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 카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대회입니다. 한편 이들 세 명의 학생들은 1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현대자동차 입사를 확정지었습니다. 상금과 입사 확정보다 이들 세 명의 학생들이 추구하는 '작은 배려가 큰 변화를 만든다'는 말이 더 상큼하게 다가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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