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은 70m구간도 개방하기 위해 영국대사관과 지속 협의할 계획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왕이 걸었던 길을 걷는다니 영광이네요."
30일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이 58년 만에 개방됐다. 1959년 영국대사관이 점유하면서 그동안 철문으로 막혀 일반인 통행이 제한되던 곳이다. 이전에는 고종과 순종이 제례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던 길이기도 하다.
이 길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었던 것 중 하나는 낮은 덕수궁 담장이다. 성인 눈높이에서 담장 위에 쌓인 기와를 볼 수 있었다. 담장의 높이는 1.5~3m 정도다. 대한문에서 정동으로 이어지는 덕수궁 돌담길의 담장 높이가 3~5m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담장과 기와를 자세히 보니 마치 새 것처럼 느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60여년 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곳이라 기와며 담이며 낡고 삭았다"며 "기와는 새로 만든 거고 담장은 보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영식(64)씨는 이를 두고 "너무 화려한 것 같다"며 "조금 더 수수했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후문 바로 옆에는 검은색 철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철문 뒤에는 아직 개방되지 못한 나머지 70m 구간이 남아 있다. 서지원(24)씨는 "지금 개방된 것만으로도 좋긴 하지만 남은 구간까지 다 개방되면 덕수궁 돌담길을 한 바퀴 완벽하게 돌 수 있어 더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은 총 170m로 이번에 개방한 구간은 서울시가 소유한 100m다. 나머지는 영국대사관 소유로 1883년 영국이 사들였다. 서울시는 나머지 구간을 개방하는 데 대해서도 영국대사관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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