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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닫느냐 자르느냐, 편의점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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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연 매출 [ 자료 = 통계청]

▲자영업자 연 매출 [ 자료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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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 달에 임금으로 지출되는 비용만 주휴수당 포함 900만원입니다. 그러면 매출이 운영비용을 감당하고 주인도 일정 급여를 가져갈 수 있도록 수익이 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편의점도 소상공인인데, 새 정부 소상공인 정책에서는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있어요."

"자동화 시스템 때문에 서비스업에서도 노동력이 많이 필요없습니다.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을 하지 않고 자동화 시설비중을 높여 가족경영을 하는 악순환이 나올 겁니다. 생존할 수 있는 가격(최저임금)을 정해줘야 합니다."
지난 5일,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소상공인업계 간담회에서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에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간담회에서는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정부방침을 놓고 사실상 '성토대회'가 펼쳐졌다.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게 불평의 핵심이다.

각종 지표를 고려해보면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등록사업자는 479만221개로, 이 중 51.8%는 연매출이 4600만원 미만이다. 매달 자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383만원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임대료와 제반비용을 제하고 나면, 주인이 손에 쥐는 돈은 없다시피 하다. 월 100만원, 연 1200만원을 채 벌지 못하는 사업자도 101만8000개(21.2%)나 된다. 5명 중 1명꼴이다. 이 때문인지, 자영업자 82.4%가 고용원이 없는 고용주 단독사업자다. 자영업자 5명 중 4명은 고용원을 둘 여력조차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자영업자 생존율 [자료 =통계청]

▲자영업자 생존율 [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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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간 경쟁도 치열하다.
통계청의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창업한 기업의 3년차 생존비율은 38.8%에 그쳤다. 3곳 중 2곳 꼴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은퇴자들이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선 것이 '레드오션'을 불러온 것이다. 레드오션은 경쟁이 극한 상황에 몰린 시장을 일컫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저임금을 3년 내로 1만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히고 나서자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가 소상공인들이 지불 능력에 대한 고려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린다고 통보했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에 대한 구제방안 발표도 없이 최저임금부터 올린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은 6470원으로, 이마저도 전년보다 7.3% 오른 것이다.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려면 연평균 15.6% 임금이 인상되어야 한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편의점의 평균 일매출을 18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최저임금이 15.6% 증가하면 가맹점주 수입은 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 소상공인 업계가 감원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최 회장은 "내부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람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 거꾸로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약 45%가 최저임금 인상에 감원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업, 음식점업 등의 감원이 유력하다.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는 최저임금에 소상공인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001년 1865원에서 2014년 5210원으로 180% 인상되는 동안,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 미준수율)은 4.3%에서 12.1%로 7.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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