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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기억]연기혼 불태운 '월계수 양복점' 지나 천국 간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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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로 췌장암 타계…화려한 배우와 사업가의 길, 고통과 좌절의 인생4막


1951년 4월21일. 그리고 2017년 4월9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의 출생과 죽음 사이를 떠올리는 일은 아프고 쓸쓸하다. 배우 김영애는 단아한 용모와 다부지면서도 인상적인 연기로 텔레비전과 스크린을 가득 채워온 중견 연기자다.

오늘, 9일 오전 10시58분 들려온 타계(향년 66세) 소식은, 대중들에게 익숙함과 졸지에 결별해야 하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친근한 이름이 지인 리스트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은 심경으로 그의 삶을 돌이켜본다.
김영애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김영애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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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연기 인생
부산에서 태어난 김영애는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세 때인 1971년 MBC 공채 탤런트 3기로 연기에 입문한다. 1974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연기꽃을 활짝 피우기 시작한다. 많은 드라마에서 그가 빠지면 허전할 만큼 맛깔나는 열연으로 안방극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영애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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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초상' '엄마의 방' '빙점' '가을여자' '아버지' '형제의 강' '파도' '장희빈' '달려라 울엄마' '황진이' '로열 패밀리'에서 열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SBS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코리아드라마어워즈 공로상 등은 그의 화려한 연기인생의 궤적을 말해준다.

김영애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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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토 화장품 사업, 시련, 그리고 재혼과 이혼

그는 50세 때 황토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연기자를 넘어 사업가로 변신한 것. 2001년 참토원을 설립한 그는, 일약 성공가도를 달렸다. 2002년 김영애 황토팩은 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끌며 1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7년 말 KBS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가 날벼락처럼 터졌다.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법정에서 황토팩에 유해성이 없다며 김영애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그간의 영업손실과 이미지 타격에 대한 보상은 받지 못했다. 황토팩 사업을 하던 2003년(52세때) 다섯살 연하의 재미 사업가 박모 씨와 재혼했으나 5년 만인 2008년에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김상호, 김영애, 김명민

김상호, 김영애, 김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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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천벽력 췌장암과 필사의 연기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날벼락같은 소식을 듣는다. 췌장암이었다. 그러나 그는 암에 굴복하지 않았다. 수술을 진행하면서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연기생활을 이어갔다.

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 '메디컬 탑팀' '미녀의 탄생' '킬미 힐미' '마녀 보검' '닥터스'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변호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현기증' '카트' '허삼관'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인천상륙작전' '판도라'. 이 작품들은 김영애가 죽음의 투혼을 불태우며 열연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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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는 지난 2월 26일 종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도 나왔다. 50회 이후 김영애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54부작이었던 이 드라마에 50회까지 출연하며 필사의 연기를 해냈다.‘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때 김영애는 상당히 야윈 모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노련한 연기로 신구와 부부호흡을 감칠맛 나게 맞춰냈다.

▶ 한달간 말도 못한 채 투병하다 돌아간 당대 여배우

유족은 9일 "고인이 한달 전쯤부터 말을 못하는 상태였다"며 "의식만이 남아 투병을 해왔으나 오랜 고통 끝에 이제 편히 눈을 감으셨다"고 밝혔다. 김영애 소속사의 관계자는 타계 소식을 공식 발표하고 유가족과 장례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뜨거웠던 생과 황망한 죽음 앞에 옷깃을 여민다. 부디 편히 영면하기를.





디지털뉴스본부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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