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A(17)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양과 B양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사는 이웃이었다.
B양은 사건발생일인 낮 12시 44분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엄마한테 연락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써야겠다"는 말을 하고 사라진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B양은 부모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B양을 살해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호 연수서 형사과장은 "A양이 (범행동기나 살해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서로 알던 사이가 아닌데 왜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했는지 계속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이 자신의 집에서 B양을 살해한 뒤 시신까지 훼손하고 2차례 나눠 옥상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 점 등으로 비춰 볼 때 단독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B양의 목에서 끈에 의한 삭흔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또 A양이 조사 때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 기록도 확인하고 있다.
김 과장은 "범행은 어제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 A양의 집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을 하는 A양의 부모는 범행 이후 시간대에 귀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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