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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韓 식탁 점령①]유통업계 정유년 키워드는 '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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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첫 명절 차례상 수입 쇠고기·열대과일 오르나
쉐이크쉑, 대만 카스테라, 수입맥주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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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신토불이(身土不二)'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인 이 사자성어는 제 땅에서 나온 농수산물이 체질에 잘맞다는 표현이다. 1990년대 초반 다자간 무역협상인 우르과이 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이후 수입산 농수산물이 몰려올 것을 우려해 이같은 제목의 노래도 나왔다. 당시 '외제차'로 불리는 수입 자동차는 '매국노(나라를 팔아먹는 행위)로 여겨지던 시기였다.

정유년, 수입산은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로 부활했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채솟값이 오른데 이어 고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값이 폭등했고, 식품가격마저 인상하면서 서민밥상을 위축시켰다. 여기에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값비싼 식사와 선물이 제한되면서 수입산 제품이 새해 벽두부터 식탁을 점령한 것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전국 롯데마트에서 미국산 계란이 판매된다. 이 계란은 '하얀 계란'이라는 상품명으로 선보이며, 30개 한 판 포장에 8990원에 거래될 예정이다. 호주산 계란도 설 연휴 첫날인 27일 이후에나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설 차례상에는 한우 대신 수입산 쇠고기가 오를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우갈비 100g은 5232원이다. 한 달 만에 3.2% 올랐다. 구이용으로 즐겨 찾는 한우등심의 경우 같은 날 7907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 가격보다 0.4% 오른 수준이지만, 평년가격인 6568원보다는 20% 이상 비싸다. 반면, 미국산 갈비(100g당 2140원)는 한우갈비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명절선물로 주고받는 배와 사과 등 국산 과일값이 뛰면서 수입산 과일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용과, 오렌지, 파파야 등으로 구성된 열대과일 선물세트가 등장했고, 일부 백화점에선 국산과 수입 과일을 혼합해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설 선물세트도 값싼 '외국산'이 대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선식품 선물세트 중 수입산이 33개 품목으로 지난해보다 57.1%늘렸다. 호주산 소고기를 구이용 위주로 실속 있게 구성한 '후레쉬 비프 행복 세트'를 4만9000원에 판매한다. '인도양 자연산 새우 다복'(5만원), '페루산 애플망고'(5만원) 등도 선물용으로 내놓았다.

외식업계도 이미 외국 브랜드들이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의 명물 버거로 알려진 '쉐이크쉑'은 최근 청담에 2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7월 1호점인 강남점 오픈 당시 2~3시간씩 줄서서 대기해 먹을 정도로 인기를 끌며, 일 평균 3000여명이 꾸준히 방문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힘입어 5개월만에 두 번째 매장을 연 셈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왕 카스테라'는 대만에서 건너왔다. 대만 단수이 라오제 거리에서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름 그대로 일반 빵집에서 파는 카스테라보다 크기가 2배 이상으로 세로 10~11cm, 가로 18cm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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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압구정본점 지하 1층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3호점을 냈다.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정통 미국식 베이커리 컵케이크로, 1996년 미국 뉴욕 맨하튼에 1호점을 개점한 이후 9개 국가 28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대만 여행객들이 기념품으로 사오던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나 '밀크티' 등을 국내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 편의점CU, 홈플러스 등에서는 누가 비스킷,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일부 매장서는 치아더 펑리수를 판매하고 있으며 GS25에서는 비피도 밀크티부터 이메이 구미 초코볼 등이 있다.

수입맥주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반면 국산 맥주는 각종 규제로 인해 안방을 내줬다. 특히 맥주 수입금액이 연평균 30% 가량의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7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에는 맥주수입금액이 최초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앞으로도 수입맥주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양한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진 데다, '혼술'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수입맥주의 가정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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