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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칼럼]판 치는 신친일파, 우리는 뭘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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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신(新) 친일파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이지만 독도, 위안부 등 한일 관련 현안에서 일본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 일본인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언급해 유명해졌다. 일본 정부나 극우 세력들이 일본에 유학한 한국인들에게 장학금ㆍ생활비를 주고 교육시켜 '신친일파'로 만든다고 한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댓글 달기 등을 통해 "한국인들도 일본인들의 논리에 동조하고 있다"는 상황을 연출한다. 일본은 이를 각종 분쟁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이용한다. 사실 어제 오늘 만의 얘기는 아니다. 2006년엔 공중파 TV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공개적으로 다뤄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말로만 듣던 '신친일파'의 실재 존재를 최근 현실에서 직접 접하게 됐다. 알고 보니 정ㆍ관ㆍ학계 등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은 한일 관계의 각종 현안에 대해 '합리적' 또는 '현실적' 논리라며 교묘히 일본을 옹호한다. '근거가 부족하다'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많은 생존 위안부가 증인이며, 증거도 차고 넘친다. 수많은 증거와 증언을 다 무시한 채 오직 '강제동원 명령서'가 없다는 이유로 강제성을 부정하는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신친일파들이다.

이들은 독도 문제도 "자신있으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고 주장한다. 독도는 분쟁 지역이 아니라 엄연히 우리나라가 실효 지배 중인 영토다. 오히려 향후 양국간 본격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일본의 식민 지배 덕에, 한일조약 배상금 덕에 한국 경제가 발전했다는 주장도 한다. 식민 지배 시절 한국인들은 단순 기술만 배웠고, 산업자본은 한국전쟁 때 95% 이상 소실됐다. 해방 후 경제 발전은 한국인들의 피땀의 대가였다. 수십년간 목숨을 걸고 온 가족을 희생시키며 독립 투쟁을 벌였던 애국 선열들이 들으면 피눈물이 날 소리다.

"감정적 대립 만으로는 현실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들에게는 36년간 참혹한 식민 지배를 당한 우리나라 보다 일본이 먼저다.잘못한 놈이 먼저 성낸다는 게 딱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본이 망언과 역사 왜곡을 멈추고 독일이 폴란드에 했듯이 진정하고 지속적인 사과,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일 관계의 불행한 역사를 미래 지항적으로 풀어갈 계기가 될 것이다.
신친일파들이 판을 쳐도 우리 정부나 사회의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물 반, 빨갱이 반'인 단체에 우리가 왜 지원을 해줍니까" 2015년 여성가족부 고위 관계자가 일본군 위안부 자료 조사ㆍ수집ㆍ연구를 수행하려는 서울대 인권센터 쪽 관계자에게 했다는 말이다.

그런 관료ㆍ학자들이 아직도 여가부는 물론 관련 기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루 빨리 이같은 적폐를 청산하고 일본의 망언과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차분하고 꾸준하게 대책을 세워가야 한다. 우선 서울시가 앞장서고 있는 위안부 관련 조사ㆍ연구 작업의 국가화가 선결 과제다. 30명 남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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