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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개성공단은 '볼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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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산업2부 차장] "이번주에 방북신청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또….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에 요청한다는 게 무리 아닐까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입고 있는 한 입주기업의 대표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이번에도 북핵 문제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지켜만 봐야 하는 분위기가 됐다.
새정부가 출범한지 20일이 지났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희망도 잠시, 북한의 도발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개성공단에 남겨 둔 시설물이 그대로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말도 꺼내기 힘들다. 이 난국에 방북이나 개성공단 재가동 얘기를 꺼내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꽤 많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북핵과 미사일 도발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 재가동을 막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은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그런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상 새정부를 압박하는 말투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세계평화를 운운하는 것 같아 매우 마음이 불편하다. 한 순간에 터전을 잃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와 종업원,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 답답해진다. 물론 북한의 도발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개발 비용을 개성공단에서의 외화벌이를 통해 충당한다는 우려도 크다.

그러나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는 정치와 분리해서 판단해야할 경제 이슈다. 각계 전문가들이 정경분리 원칙은 남북한이 경제통일의 길로 나아가는데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남북한 통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개성공단을 오고 가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름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의 이름은 '김정일'이다. 검문검색을 하던 북한측 경비원이 "훌륭한 이름을 갖고 있다"며 통행에 편의를 봐줬다고 했다. 그 또한 공단에 들를 때 담배 한 보루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들에게 개성공단은 한 민족간 '정(情)'을 나누는 장소였다. 미래의 성공적인 통일경제를 이뤄내기 위해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곳이다. 전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지 1년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입주기업 피해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새정부가 하루 빨리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개성공단이 더 이상 글로벌 정치 상황의 희생물이 되서는 안된다.



김대섭 산업2부 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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