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빠르게 혼란을 수습했다. 이념 갈등, 세대 갈등은 여전했지만 혼란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새 대통령을 뽑았고, 미ㆍ일ㆍ중ㆍ러 강대국의 틈바구니와 연일 벌어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쇼' 사이에서 그런대로 중심을 유지했다.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렀고, 다행스럽게도 남북 대화 분위기는 급진전 되고 있다.
훗날 우리 역사는 대통령 탄핵 전과 후를 극명한 전환점으로 기록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법치 국가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포식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촘촘히 엮여 있었고, 그 담장은 상상 이상으로 견고하고 높았으며 주도면밀했다. 부와 권력의 카르텔은 단단하게 대물림 되고 있다.
그나마 대중들은 소위 '똑똑하고 잘난, 출세한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게 됐고 감시의 눈을 갖게 됐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이 악취를 넘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앗아갈 수 있는 지를 짐작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이 또 포토라인에 서는 불우한 역사는 진실과 정의의 회복이라는 명제 아래 반복되어도 상관없다. 전직 대통령의 연이은 구속 또한 부담스러워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죄가 있으면 처벌 받고, 죄가 없으면 명예회복을 하면 될 일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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