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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견제 받기 시작한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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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닷새 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년을 맞는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한 매체는 '불의는 퇴장, 이게 나라다'라는 제목으로 압축했다.

대한민국은 빠르게 혼란을 수습했다. 이념 갈등, 세대 갈등은 여전했지만 혼란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새 대통령을 뽑았고, 미ㆍ일ㆍ중ㆍ러 강대국의 틈바구니와 연일 벌어지는 북한의 '핵 미사일 쇼' 사이에서 그런대로 중심을 유지했다.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렀고, 다행스럽게도 남북 대화 분위기는 급진전 되고 있다.
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우리 역사는 한번도 걷지 않은 길을 걸었다. 지난 1년 비선실세와 최고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며 권력자의 사익 추구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취했던 부역자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그들은 우리 시대의 최고 기득권이자 정치, 경제, 사회, 문화ㆍ예술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놀랍고도 충격적인,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아직 드러내야 할 진실이 많이 남았지만 말이다.

훗날 우리 역사는 대통령 탄핵 전과 후를 극명한 전환점으로 기록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법치 국가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포식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촘촘히 엮여 있었고, 그 담장은 상상 이상으로 견고하고 높았으며 주도면밀했다. 부와 권력의 카르텔은 단단하게 대물림 되고 있다.

그나마 대중들은 소위 '똑똑하고 잘난, 출세한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게 됐고 감시의 눈을 갖게 됐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이 악취를 넘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앗아갈 수 있는 지를 짐작하게 됐다.
개헌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기소독점권 해체 논의 등의 핵심 또한 '권력에 대한 견제'다.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 탄핵 1년을 전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이 예고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의 뇌물수수와 1조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이용한 횡령ㆍ탈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주변 측근과 금고지기들이 이미 유의미한 진술을 내놨다.

전직 대통령이 또 포토라인에 서는 불우한 역사는 진실과 정의의 회복이라는 명제 아래 반복되어도 상관없다. 전직 대통령의 연이은 구속 또한 부담스러워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죄가 있으면 처벌 받고, 죄가 없으면 명예회복을 하면 될 일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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