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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차이슨'에서 얻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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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한때 '대륙의 실수'라 불렸던 중국 제품들이 '차이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국내 소비자들의 품을 파고 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큐텐(Qoo10) 등 해외 직거래 사이트에선 한국어까지 지원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블로그에는 '대륙의 실수'와 '차이슨' 제품들에 대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칭송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다이슨에서 개발한 날개 없는 선풍기는 수많은 중국 업체들이 베껴낸다. 국내 오픈 마켓에서도 다이슨 정품 대비 10분의 1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50만원대의 헤어드라이기도 비슷한 디자인을 채용해 3만원대에 판매한다. 다이슨의 무선 청소기는 디베아라는 업체가 베꼈다. 디자인이 흡사한 것은 물론이고 가격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륙의 실수' 초창기에 등장한 샤오미는 사세가 날로 커져 지난달 홍콩증권거래서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샤오미는 IPO를 통해 100억 달러(약 11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자업계는 샤오미의 기업가치만 1000억 달러(약 10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이든 싸고 좋게 만들어 팔겠다'는 샤오미의 제품들은 가성비 높기로 유명하다. 실체는 '산짜이(山寨, 위조품)'에 가깝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샤오미의 무선 충전식 선풍기는 일본 발뮤다의 제품을 카피한 것이다.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 역시 발뮤다와 벤타 제품을 적절히 섞었다. 스마트폰서도 비슷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미8 SE' 제품은 아이폰X와 흡사한 노치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가격이 약 30만~33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서는 모방을 넘어선 창조로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가 만든 300만원대의 자전거 '치사이클(QiCycle)'을 살펴보자. 이 제품은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이 만들었는데 탄소 섬유로 프레임을 만들었고 변속 장치에 일본 시마노의 최고가 구동계 '울테그라 Di2'를 탑재했다. 제품 보다 샤오미의 스타트업 투자가 눈에 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개발된 제품을 샤오미가 판매한다. 이렇게 접근하다 보니 샤오미는 전자제품부터 여행 가방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고 '산짜이' 이미지도 조금씩 벗어 던지고 있다.
이제 화웨이를 한번 살펴보자. 화웨이는 최근 유럽 시장에 한화 약 100만원에 해당되는 스마트폰 P20 프로를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다. 유럽 가전 제품 업체에는 아이폰X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나란히 진열돼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P20 프로의 인기 비결은 세계 최초로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카메라 화질을 대폭 높였다는 것이다.

수년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듀얼카메라 개발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가장 먼저 채택한 것은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였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듀얼카메라 채택에 앞다퉈 나섰다. 이제는 화웨이를 따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혁신이란 먼저 도전하는 기업에 주어지는 타이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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