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엔 학부모가 간단한 입학서류(취학통지서)를 제출하고 학교에선 몇 가지 학교생활 안내 자료를 나눠줄 뿐 특별한 행사가 있는 건 아니다. 사정이 있으면 아이가 함께 오지 못할 수도 있고, 부모마저 잠시 들를 여유가 없다면 학교에 연락해 왜 오지 못했는지를 설명한 뒤 3월에 정상적으로 입학할 것인지 의사를 밝히면 된다.
지난해 교육부가 처음으로 예비소집에 참석하지 않은 아동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경찰이 추적에 나서면서 수년 전 아동을 유기하거나 살해한 사건들의 전모가 드러나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부모가 사이비 종교나 무속신앙에 빠져 자녀를 숨지게 한 경우가 2건이나 있었고, 아이를 낳고 출생신고까지 했으나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내다 버린 바람에 보육원 등에서 새로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받아 살아온 아이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위장결혼을 위해, 또는 육아휴직 수당을 받으려고 낳지도 않은 아이를 허위로 출생신고한 사례는 그나마 실존하지 않는 아이인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거액의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부모와 잠적한 한 아이는 이제 6학년에 올라갈 나이가 되도록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 7년 전 갓난아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줘버렸다고 주장하는 아버지는 실형을 받았지만 아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8일 서울 지역 공립 초등학교들이 일제히 예비소집을 가졌다. 부디 올해는 아이들의 생사를 추적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최소한의 안전과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더욱 촘촘한 사회적 보호ㆍ관리 시스템도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 친아버지 손에 시신으로 버려진 다섯 살 준희, 친부모의 방치로 화마에 목숨을 잃은 삼 남매 모두 사랑만 받아도 모자를, 너무나 어린 아이들이었다.
조인경 사회부 차장 ikjo@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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