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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공정위원장의 스티브 잡스 찬가

최종수정 2017.09.27 11:36 기사입력 2017.09.27 11:36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2012년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노동 감시단체인 공정노동위원회(FLA)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폭스콘 공장은 노동법을 어기고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초과 근무를 강요했다.

12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폭스콘 공장 3곳에서 주당 76시간을 넘기는 근무가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때로는 주중 휴무없이 7일간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10여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자살하기도 했다. FLA가 발견한 부동 노동해위는 50건에 달했다. 당시 논란은 애플이 FLA의 조사 결과를 수용, 근무시간을 49시간으로 줄이고 임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애플은 혁신의 상징으로 추앙받고 있으나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애플은 '갑 오브 갑'으로 통한다. 협력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도 워낙 공급 물량이 커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불합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애플이 한국에서 보여주는 행태는 깡패짓에 가깝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산사에 아이폰을 공급할 때 불리한 조건을 내세우기 일쑤다.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아이폰을 제때 공급하지 않거나 물량을 조절한다. 이통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애플의 조건을 들어준다. TV에서 보여지는 아이폰 광고도 실상 이통사가 내보내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이통사가 부담한 아이폰 TV 광고비는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애플의 AS는 엉망인 것으로 악평이 났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애플코리아와 국내 6개 애플 서비스업체와의 위ㆍ수탁 계약내 20개 불공정 약관을 시정조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AS에 대한 불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애플은 한국에서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벌어가지만 전문 상담원이 상주하는 애플스토어를 아직 개설하지 않고 있다.
얼마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해진 NHN 의장을 스티브잡스와 비교하며 "비전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된바가 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제2의 스티브잡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티브잡스와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류에 기여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 공정위는 혁신을 다루는 부처가 아니라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곳이다. 그런 부처의 수장이 스티브잡스와 애플을 찬양하는 것은 바람직해보이지는 않는다. 김 위원장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도 그렇게 관대할지 의문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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