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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상통화, 또 다른 '규제의 역설' 되나

최종수정 2018.08.27 13:48 기사입력 2018.01.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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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달 회원수 총 120만명,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달 하루 평균 거래액은 5조원에 육박했고 하루 최대 거래액 1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인 '빗썸'의 경우 이달 하루 평균 거래액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두 곳의 하루 거래량이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을 넘어선 것이다. 현재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는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설립을 준비 중인 업체는 20개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가상통화의 밑바탕인 블록체인 기술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지나친 가상통화의 시세 급등에 따른 거품 논란도 제기된다. 또 최근 잇달았던 가상통화 관련 정부 부처간의 엇박자는 가상통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당국은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금융부문 대책을 발표했다. 어떠한 예고조차 없었던 전격적인 대책 발표였다. 최근 가상통화 관련 컨트롤타워를 맡은 국무조정실로 파견됐던 금융감독원 직원이 긴급대책 발표 전 투자했던 가상통화를 전량 매도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전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었다.

이날 대책의 핵심은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의 실시다. 실명이 확인된 사람들에게만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해주는 거래 실명제가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청소년이나 비거주 외국인의 거래는 물론, 불법적인 거래나 불법상속, 자금세탁 등을 막게 되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날 밝혀진 가상통화 거래소의 행태는 그야말로 최악의 수준이었다. 가상통화 거래소에 입금된 수백억원의 자금이 거래소의 대주주나 직원 계좌로 이체되는 경우는 물론,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업체가 일부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재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심지어 거래소가 '쇼핑몰'로 등록돼 운영되는 곳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경우 사기, 횡령, 유사수신행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거래소 법인계좌에서 거액자금 인출 후 여타 거래소로 송금하는 경우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으며 거래소 법인과 개인 자금의 혼재로 인한 회계관리 불투명성으로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앞으로 철저한 관리ㆍ감독을 진행하고 위반 시 엄중 조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이날 가상통화 관련주는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SCI평가정보가 가격제한폭인 29.97%나 치솟았고, 비덴트와 버추얼텍은 각각 17%, 18% 넘게 올랐다. 미투온, 우리기술투자도 10%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옴니텔, 한일진공 등 가상통화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거래소 가상계좌 발급 중단, 규정 위반 거래소 폐지 등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을 내놓았을 당시 관련주가 하강 곡선을 그렸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가상통화 거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나 규제에 대한 우려보다는 신규투자 허용에만 관심을 집중된 모습이었다.

이미 수많은 해외 전문가들은 가상통화가 지닌 투기성,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비트코인을 인간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거품 현상이라고 줄기차게 비판했다. 국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한남대 과학기술법연구원에서 발행된 연구논문 '가상화폐의 금융법 규제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저자 이현정)'에선 가상통화의 환전 및 세제 등의 관련 법제가 정비되지 않으면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금융시스템 교란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늦었고 시장의 혼란 속에 피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심지어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뒤늦은 대처 속에 엇박자를 내고 있는 정부의 가상통화 대책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야기되고 있는 또 다른 '규제의 역설'을 낳을 것인지 우려된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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