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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누가 류샤오보를 죽였나… "중국은 이 죽음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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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뒷바라지한 아내 류샤의 피눈물… "톈안먼 민주주의를 확인사살" 비판 쇄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생전의 류샤오보가 당국에 전격 체포되기 전인 2008년 1월 베이징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생전의 류샤오보가 당국에 전격 체포되기 전인 2008년 1월 베이징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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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양심이 사망하다
'중국의 깨어있는 영혼'으로 불리던 그가 끝내 눈을 감았다. 중국 인권운동가·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사망하자, 세계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사법국은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문에서, 가석방돼 교도소 밖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아온 류샤오보가 지난 10일부터 중태에 빠지더니 13일 오후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숨졌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12월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랴오닝성 진저우교도소에 수감 중 지난 5월 말간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됐다.
▶ 세계 각국은 류샤오보 부부 치료를 지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를 중국의대 제1병원에 입원시키고 중국 최고 간암 전문의들이 치료한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류샤오보 본인은 서방으로 출국해 치료받기를 강력히 희망했다. 그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방 측에서도 류사오보 출국 요청이 쇄도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은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병세가 악화되자 지난 8일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조셉 M. 허먼 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마르쿠스 W. 뷔흘러 교수를 초빙해 중국 의료진이 입회한 가운데 그를 진찰하도록 했다. 이들은 9일 공동성명을 내고 류사오보의 이송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중국의 병원 측은 그 전에 미국과 독일 교수가 "해외에서 더 잘 치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투옥되기 전의 류사오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투옥되기 전의 류사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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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평화상의 빛나는 영혼'을 죽이다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이 알려진 후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미국, 그리고 국제기구와 인권단체가 나선 바 있다.

자이드 라이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는 7일 중국 정부에 유엔특사의 류샤오보 면담을 요구했다. 미국에선 류샤오보 가석방 직후 중국 당국에 류샤오보 부부의 '이동의 자유' 보장을 요구했고, 독일과 프랑스는, 중국 당국에 류사오보 부부를 각각 자국으로 이송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154명은 지난달 30일 류샤오보 부부를 미국에서 치료받게 해달라며 중국 정부에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고, 지난 1일 유럽연합(EU)도 류샤오보의 이동제한 철회를 촉구했으나 허사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중국 선양 병원에 입원한 류샤오보(침대에 누운 사람).

[이미지출처=연합뉴스]중국 선양 병원에 입원한 류샤오보(침대에 누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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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중국이 이 죽음에 책임을 져라"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 인권 문제를 비판해온 국제앰네스티(AI) 등 글로벌 인권단체들은 류샤오보의 죽음에 격앙하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의 사망 소식에, 중국 정부가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대표는 이날 "류샤오보가 말기 병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그의 조기 사망에 대해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 '중국 굴기'는 인권 굴욕을 외면하는가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08헌장' 작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징역 11년형을 선고해 감옥에 가두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류샤오보 케이스는 중국의 인권탄압의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게 됐다.

이 나라는 개혁개방 이후 수십년간 경제 급성장을 이뤄내고 중국굴기(堀起)의 자부심을 내세워왔으나, 내부 인권문제에서는 여전히 폐쇄적이고 후진적인 면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십여년간,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일어난 분리주의 요구에 대한 탄압과 유혈사태도 중국의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웅변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병원에 입원한 류샤오보(왼쪽)와 아내 류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병원에 입원한 류샤오보(왼쪽)와 아내 류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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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죽음 앞에, 부인 류샤는 지금...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劉霞·55)는 왜 세계의 주목을 받았을까.

1980년대부터 베이징 문화계에서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은, 류샤오보가 1989년 톈안먼민주화 운동 이후 정부와 외로운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 가까워진다. 류샤오보가 감옥을 밥먹듯이 드나들자 류샤오보의 첫번째 아내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떠나갔고, 류샤는 1996년 노동교화소에 갇혀있던 류샤오보와 옥중결혼을 했다.

류샤오보가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다가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았을 때 류샤는 투사가 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법을 익히고 트위터로 가택연금을 비판하며 외부인사들과 만나 남편의 수감생활과 중국 인권 문제에 관해 발언했다. 이에 류샤도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고 그녀는 항의하는 뜻으로 머리를 삭발했다. 이같은 고독한 투쟁 속에서 그녀는 심한 우울증을 앓아왔다.

류샤오보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는 법정의 최후진술에서 "지난 20년동안 가장 큰 행운은 아내의 희생적 사랑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감옥에서 300여 통의 편지를 아내에게 보낼만큼 그녀에 대한 감정이 각별하고 아름다웠다. 류샤오보가 해외 치료를 염원한 것도, 사후에 홀로 남게될 류샤에게 자유를 주고싶어서였다고 전해진다. 이런 남편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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